다나와 베로니카는 10초 쯤 지나서야 제정신을 되찾았다.
“아아악─!! 또 새치기 당했어, 또!! 얌전한 고양이한테 부뚜막 뺏겼다고─!!”
“주인님, 나는 왜 주인님 아기 없어? 주인님, 나는 왜 주인님 아기 없어? 주인님, 나는 왜 주인님 아기 없어? 주인님, 나는 왜”
“와! 열심히 피임했는데 딸이 생겼어요! 모유도 나와요! 근데 시발 낳은 기억이 없네!”
“결혼 반지도 없는데 아이도 없어? 결혼식도 못 하고 출산도 못 해? 결혼 반지도 없는데 아이도 없어? 결혼식도 못 하고 출산도 못 해? 결혼 반지도 없는데 아이도”
“사막 나라 사람들은 요정님한테 아이를 받아요! 실리 코트에는 그런 문화가 있는가 보네요! 이게 그 체인질링인가 뭔가 하는 그건가요?”
“앗, 그렇네! 나는 신분도 없고 저주도 덜 풀린 천한 바이콘이었지 참! 그래도 혹시라도 임신하면 구도자님의 은총을 낭비할 순 없으니까 성지로가서10개월있다가혼자알아서낳고일족의아이로서기를게그래도주인님이가끔씩편지라도써주면기쁘겠”
“아니 시발 돌겠네.”
제정신을 되찾긴 개뿔. 쌍으로 미쳐버렸잖아.
“대체 뭐가 어떻게 된 일입니까?”
긴 시간을 들여 어렵사리 아내들에게 해명을 한 내가 그렇게 질문하자, 흥미진진하게 우리를 구경하던 요정왕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왜 저 애가 요정의 모습을 취한 거냐는 뜻의 질문은 아니지?
“예. 어째서 저 녀석이 그녀를 어머니로 여기는 건지 질문드린 겁니다.”
겉모습이 무슨 상관인가. 이제 와서는 새삼스레 마초다운 주먹질로 회포를 풀거나, 속내를 털어놓지도 못하게 생겼는데 말이다.
‘요정왕의 능력으로 잠시간 자아를 얻은 거라면 겉모습이 요정이 될 만도 하고.’
기껏 거기까지 생각하고 한 질문이었건만, 테이블에 미니어처 의자를 두고 착석한 손가락 크기의 왕님은 어깨를 움츠리기만 했다.
─지당한 의문이지만, 그걸 나한테 물은들 어찌 알겠어? 나랑 저 애는 오늘 초면인데.
아니 쓰벌, 그런 무책임한 대답이 어딨어?
나는 순간 이 미니마이즈 생체 피규어 요정왕이 나를 골려먹으려고 이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잠깐 생각해 보자 그의 말은 타당한 것이었다.
이 양반이 고의로 저렇게 만든 게 아니고서야 알 리가 없겠지.
‘만나기 전까지 존재조차 모르던 네페르티티를 내 창의 마망으로 설정하진 않았을 거고.’
시발, 이제는 말딸도 아니고 창딸이네.
저 창의 요정…… 부르기도 어렵군. 창정이라고 부를까.
‘아니, 그건 좀 트로트 가수 같은가.’
아무튼, 네페르티티에게 안긴 창의 요정은 멀뚱멀뚱 눈을 깜빡거리다가 내 시선을 깨닫고 고개를 홱! 하며 돌려버렸다.
거 쓰벌, 사람 눈을 피하는 게 아주 지 엄마를 빼다 박으셨군.
거기까지 생각한 나는 뇌리를 스치는 불확실한 의문을 입에 담았다.
“제 창의 날붙이는 그녀에게서 받은 물건인데, 혹시 그 영향일까요?”
─창날 부분이라. 분명 미스릴이었지?
“예.”
─그럼 아마 십중팔구는 그게 원인이겠다.
다과로 놓인 과일을 집은 요정왕은 그걸 병아리 같은 모양으로 만들었다.
허미 씹, 존나 신기하네. MMORPG 마법 딜러 같은 마법사들만 보다가 이런 디즈니 만화동산의 요술 같은 걸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금속은 신비한 물질이지. 발에 채이는 불순한 잡철도 나보다 오래, 그야말로 수천 년 동안 살아왔을지도 모르니까.
사이비 유사과학 도입부 같은 설명이로군.
금속 덩어리를 살아 있다고 표현할 수 있나? 좀 우습기는 했는데, 나는 설화나 판타지 느낌으로 뭐 그런 일도 있겠지 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살랑…. 과일 병아리는 날개짓을 하며 날아올라서는 창의 요정에게 날아갔다.
창의 요정은 그걸 신기한 듯 쳐다보다가 손으로 집어서 입에 집어넣었다.
네페르티티가 이상한 착각을 하긴 했는데, 생긴대로의 나이만 봐도 저 요정은 모유를 먹거나 할 나잇대는 아니었다. 이유식도 졸업했을 나이지.
요정왕은 자기 머리보다 큰 과일을 포크로 찍고 들어올리며 키득거렸다.
─보통 철조차 그런데, 하물며 땅의 마나 외의 마나마저 포용하는 미스릴은 오죽하겠어? 기존의 지혜로는 읽을 수 없는 기적도 일어나겠지.
“민폐스러운 기적이군요.”
─기적이란 게 자기가 당사자가 아니면 약간씩 그런 면이 있지. 하지만 이번엔 너도 당사자잖아? 어쩌면 나쁜 일만은 아닐지도 몰라.
예언, 아니 충고라도 하는 건가.
존나 신기한 일이었다. 이런 신통방통한 생물의 입에서 나오면 선문답으로밖에 안 들리는 단어의 나열도 그럴싸한 뜻이 담긴 것처럼 들리니까.
와작와작─!
보통 사람 기준으로는 침대 정도로 큰 과일을 몇 입만에 해치워버리고서 날아오르는 요정왕. 그는 권위에 안 어울리게 손을 흔들며 크게 말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즐거웠어. 이 다음부터는 전적으로 너희들 몫이니, 나는 공연한 참견 않고 물러갈게. 감사는 모니카랑 약속한대로 해 주고.
“넹. 들어가십셔.”
나비 날개를 펼치고서 훨훨 날아가는 요정왕은 뒤를 돌아보지도 않았다.
이제부터는 거친 으르신의 시간이다.
지긋─. 나를 빤히 쳐다보는 모니카.
‘브리타니아 어를 못 알아들었군.’
로마니아 말로 얘기할 걸 그랬나.
실없는 웃음읕 터트린 나는 약속한 보수─책과 작은 봉투 몇 개─를 모니카가 앉은 테이블 위의 미니어처 테이블 옆에 내려놓았다.
〈약속했던 보수입니다. 하루 동안 구한 건 이 정도가 고작이지만, 며칠 말미를 주시면 조금 더 구하지 못할 것도 없죠.〉
〈……도대체 하루아침에 이런 걸 어떻게?〉
식물학계의 희귀한 저서─로마니아 개정판─과 여러 나라의 귀중한 종자들을 확인한 모니카가 헤 입을 벌렸다. 내가 현물을 꺼낼 줄은 몰랐나 보다.
‘어떻게기는. 본가의 아내님들한테 부탁했지.’
발품 좀 뛰면 어려울 건 없었다는 모양이다.
─마법사 길드 지부장님께서 하룻밤만에 준비해 주었습니다.
동반된 편지에 티르시가 남긴 글귀였다.
속세를 만끽하는 탈아입구 엘프님은 식물학계나 농경사회 쪽에도 연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이런 건 최고급 챔기름이나 고춧-파우더 같은 거라서 인맥 없이는 구하기 힘들긴 하다. 대단도 하셔.
〈어디, 만족하셨습니까?〉
〈……으음~ 조금 모자라려나~?〉
마치 상품을 강매하고 웃돈을 부르는 상인 같은 말투였는데, 나는 불만 없이 긍정했다.
‘내 창에 모에화 빔을 쏴준 값으론 싼 거지.’
원하던 것과는 좀 달랐지만, 아무튼 어디 가서 부탁하기도 힘든 결과를 보여주지 않았던가. 나도 돈으로 구할 수 있는 책이나 씨앗으로 그 노력을 퉁칠 만큼 양심이 좆창난 몸은 아니었다.
〈며칠만 더 기다려 주시죠. 더 구해올 테니.〉
〈응, 부탁해~. 만약 마음에 들면 나도 아끼던 씨앗을 몇 개 나눠줄 테니까~.〉
존나 물물교환이냐고. 세상 아나바다 벼룩시장 느낌이네.
요정왕국도 시골 촌구석이라고 부르지 못할 건 없겠지만 말이다.
〈아, 그리고 이건 애엄마로서의 조언인데~.〉
─두둥실. 내 보수를 한 아름 띄우며 모니카가 즐겁게 말했다.
〈보통 딸은 엄마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더라~.〉
〈……그래요?〉
〈응~. 그리고 정말로 싫어하는 거랑, 삐진 척 하는 건 딱 보면 확연히 다르고~.〉
내 어깨 너머로 시선이 향하는 모니카. 그녀를 따라서 대굴빡을 돌려보았다.
슥─.
창은 이번에도 역시 내 시선이 향하자마자 바로 눈을 피했는데, 그건 다시 말하면 내가 돌아볼 때까지도 쭉 나를 보고 있었다는 증거였다.
〈……유익한 조언이었습니다.〉
〈그렇지~?〉
고개를 주억거리며 웃은 모니카는 인사를 하고 날아갔다.
내가 준 물건들이 칙칙폭폭 기차놀이를 하듯 그녀의 등 뒤를 일렬종대로 쫓아갔다. 뭐지 시부랄, 행군인가? 요정은 나이를 먹으면 육체노동을 마나 빨로 대신하는 종족인가 보다.
요정들과 빠빠이한 나는 한숨을 흘렸다.
‘동네 대장간에서 뽑은 창 한 자루가 이렇게나 큰 일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고.’
그 대장장이가 능력에 비해 평가절하를 받았던 재능충이고 재료가 존나 비싼 것들이었다지만, 꼭 별 생각 없이 찍먹한 게임에서 개쩌는 템이 뜬 것 같은 기분이었다.
“창 하나 뽑았는데 SSR이 나왔네요. 이거 좋은 건가요?”
이건 네이버 카페여도 욕 먹을 발언이로군.
이젠 비틱질에까지 능통해져버린 나였다.
***
예전에,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었다.
뇌를 마시는 새로도 유명한 모 SNS의 글귀에서 본 농담이었는데, 술자리를 3차까지 갈 수 있는 20대의 팔팔한 체력은 원래 육아를 위한 게 아닐까, 하는 얘기였다.
그럴싸하긴 했다.
원시사회의 인간은 20대에 3~7살 아이가 있을 만한 나이니까.
5살…… ‘넣을게’로 시작한 생명의 탄생이 사사오입으로 카운트되는 나이.
인간의 뇌가 조금 똑똑한 강아지나 돌고래 정도 되는 수준으로 발달되는 시기……
너무나도 두려운 나이다.
여러분은 ‘미운 5살’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 미운 4살이라고도 하던가. 아무튼 3~5살 쯤 되는 아이의 활동력과 왕성한 호기심은 부모에게 무궁무진한 지옥도를 선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이때의 지랄 맞음…… 좀 말이 지나쳤다. 여튼 간에 이맘 때의 아이가 일으키는 트러블은 절대 그 부모들의 가정교육 문제가 아니다.
그 무작위한 랜덤성은 차라리 가챠와도 같다.
매 턴마다 주사위를 굴려서 6이 나오면 배 아파 낳은 아이가 사탄의 자식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사탄의 자식’의 엄마와 아빠는 사탄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어린 아이는 천사이며 악마.
즉, 네피림이다. 인간은 모두 원숭이 아닌 네피림에서부터 진화한 생물인 것이다.
문득 떠오른다. 아이가 갓 태어났을 때는 얘를 위해서 목숨도 걸 수 있을 듯 했다던 사촌 형이 ‘큭 죽여라’라며 하소연하던 어느 명절날의 추억이 말이다.
아들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는데, 못 죽고 계속 사는 게 죽는 것보다 힘들다던가.
그리고 그 사촌형의 도련님은 아버지 되는 자의 하소연을 BGM으로 나의 등을 베어대고 있었다. 그 사악한 재패니즈-특촬물의 첨병, 파워레인저의 해적 칼로 말이다…….
이런 쓰벌, 정의의 용사인데 해적이라니?
역시 일본인들의 감수성은 가끔 이해하기 힘들 때가 있다. 그런 감상은 나중에 고간에 달린 기차에서 빔을 쏴제낀다는 신세대 파워레인저들의 로보트 소식을 듣고 확고해졌지만, 이 이상은 사족이겠지.
그래 뭐, 닌자랑 사무라이도 정의의 편인데 해적도 좀 정의로울 수 있는 법 아닐까?
암튼 그래서, 내가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고 하면……
육아는 진짜 좆빠지게 힘들단 것이다.
초글링. 미운 5살.
그리고 잼민이.
고블린 말고, 인간족 잼민이.
모두 어린애들을 가리키는 멸칭의 변천사이다. 말에 얼마나 경멸을 담는가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단 그 표현 자체는 좋은 뜻은 아니다.
나도 장난 삼아서 하는 자주 표현이긴 하지만, 절대 멀쩡한 어린애한텐 쓰지 않는다.
예컨대 내가 서커스단에서 구해줬던 곱추소녀, 로잔나 같은 착한 애들한테는 말이다. 우리 베로니카가 붙잡혀서 낑낑댈 때 맘마를 떠먹여주던 앤데 내가 어떻게 걔를 욕하겠어.
예외는 일부 개념이 덜 탑재된 녀석들 정도다.
올챙이 정자일 적 생각 못한다고, 지들이 어릴 때 저지른 추억 속 지랄염병은 하하호호 센세이션으로 승화시키면서 뉘집 애들의 실수에는 거품을 무는 게 우리 좆간들의 습성이다.
그래도 우리야 ‘잼민… 잼민 네버 체인지…’라며 퉁치고 잊어버리면 그만 아닌가.
그에 비해 그 잼민이들의 부모님은 어떠한가? 24시간 365일을 10번 정도 반복해서 그 애들을 사람으로 전직시켜야만 하는 처지다.
그렇게 해야지만 간신히 고생 끝 행복 시작, 은 쌉지랄이고 15살이면 촉법소년 시즌 개막이지 참. 또 5년 지나면 등록금에, 또 4~6년을 버티면 자식내미 취직난으로 맘 고생 시작이다.
어머니가 강한 게 아니다. 약한 어머니는 전부 꾀꼬닥 하고 만 거지.
──적자생존의 논리.
그게 콘크리트 정글로 이루어진 21세기에서도 이어지는 가정 내 야생의 실태였다.
“내 새끼야. 봄 감자가 맛있단다.”
“……………….”
그리고 그 고된 생활의 편린을 맛본 나는 그때 내게 하소연하던 사촌 형의 기분을 한층 더 공감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앞으로는 잼민이를 보는 데 앞서서 조금 덜 까다로운 시선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홱!
내가 기껏 K-휴게소의 보배인 알감자를 만들어 왔건만, 창의 요정은 달짝찌근한 스멜의 감자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아잇 시팔.’
누가 같은 식물 출신 아니랄까 봐 감자 시체에 눈길도 안 주는 것 봐.
그런 중에도 누굴 닮았는지 귀여워서 한 대 쥐어박고 싶은 기분은 덜 드네.
역시 감자 말고 가끔씩 가로수에 꽂혀 있는 그 노란 영양제 앰플을 구해서 꽂아줘야 했나? 그럼 ‘흐아앙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하며 자기 동족인 카네이션의 모가지를 똑 따서 이 애비한테 헌상할 것 같은데.
“그래, 아임 낫 유얼 파더다 이 년아.”
나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알감자를 내 입에 던져넣었다.
얘가 진짜로 우리 아내님들이 배 아파가며 낳은 딸내미였으면 절대 저런 생각을 안 했을 나지만, 이 녀석은 내 친딸이 아니라 창의 요정이잖은가.
이 애를 진짜 딸내미로 보는 건 숫제 과몰입과 다름없을 터.
애초에 작별이 약속된 존재이니만큼, 마음 약한 나는 ‘정은 주지 않겠다’ 모드인 것이다.
“우쭈쭈~. 그럼 저 못난 아빠는 냅두고 엄마랑 놀까?”
“아니, 이 어미한테 오거라! 감자는 싫으냐? 혹 고기는 먹을 수 있겠느냐?”
아니 근데 이 아줌마들이 진짜.
내가 기껏 입 아프게 ‘셀이 18호 흡수하듯 머지 않아 나랑 융합할 녀석이다’ 하고 설명했건만, 다나랑 베로니카는 이 뉘집 딸냄인지 모를 아가씨가 귀엽다고 난리였다.
네 이 년들. TS 로리 강북호(사막향 첨가)가 그렇게 좋더냐.
“혹시 니들 나 모르는 사이에 애 낳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가슴으로 낳았더라고.”
“우리 누나도 가슴 쪽은 전혀 순산형이 아닌데.”
“그래서 전문가한테 맡겼더니 잘 커서 왔음.”
“출산부터 보육까지 전면 대리랭 도랐냐고. 애 키우는데 진행계 구매하기 있기 없기?”
“내 동년배들은 다 편하기만 한 걸 추구한다고. 그나저나 나무에서 태어나다니, 내 새끼 꼭 전설 속 주인공 같아서 자랑스럽네. 앗차차! 니 자식이었지 참!”
내 자식도 아냐 미친년아.
─쪼르르.
다만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심한 나랑, 원래부터 말이 적은 네페르티티의 DNA 교배종이어서일까. 창의 요정은 우리 아내님들의 호의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인증 마크를 붙인 정품-어머니만 추구했다.
“……졸려?”
“응…….”
“……같이 잘까?”
“……응!”
그래, 우리의 처녀 마망 네페르티티다.
존나 말투까지 쏙 빼닮은 것 봐. 세상에 시발. 교황님, 보고 계십니까? 제가 이세계에서 처녀수태를 실천했습니다. 그야말로 기독교식 윤리에 충실한 임신법 아닙니까?
근데 이러다 혼전순결을 유지하다 못해서 혼후순결까지 유지할 것 같아요.
‘네페르티티는 내 아내가 되어줬을지도 모르는 여인이었다…….’
근데 뭔가 많이 생략해서 완결 이후의 외전 에피소드를 몇 달 일찍 끌어다가 쓴 느낌이네. 하여튼 좆 같은 이세계 같으니. 되는 일이 없어요.
나는 네페르티티에게 안겨서 잠든 창의 요정을 빤히 쳐다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어머니가 셋이라서 좋으시겠어요.”
“정확하게는 여섯이지.”
“모유도 안 나오고 엄마 취급도 못 받으면 기준? 미달? 아닐까?”
“다나야. 우리 중에 가슴으로 네게 밀릴 여인은 없느니라.”
“좋아, 싸우자.”
잠깐 좀 조용히들 해 봐. 니들 남편 심란해 뒤지겠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