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라는 생물은 참으로 신묘한 사고관을 가진 존재여서, 뭐 때문에 삐지고 울고불거나 좋아할지 모르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배달음식 책자를 버렸다고 날 상종도 안 하던 녀석이 하룻밤 자고 나면 싹 잊어버리기도 하고, 간단한 선물에 바로 화가 풀려버리는 일도 있다.
자, 그러면 여기서 문제.
토라진 아이를 달래는 방법이 뭔지 아는가?
나는 모른다.
아니 시발, 농담이 아니라 진짜 모르겠다. 내가 유치원 교사도 아니고 어떻게 알아.
먹을 거랑 장난감으로 구슬려지면 몰라, 그런 게 안 통한다는 건 이미 확인했고.
“네페르티티. 죄송한데 걔 좀 부탁해도 될까요?”
결국 ‘시간만이 답이다’라는 핑계만 대고 보류해버린 나였다.
천하의 강북호가 치욕스런 빤스런 36계를 선택하고 말았던 것이다.
“응. 나한테 맡겨.”
네페르티티는 뭐 했다고 꿀잠의 세계로 떠나버린 창의 정령을 안으며 말했다. 막중한 임무라도 맡은 듯한 표정이었다. 괜히 내가 미안하네.
“일단은 오늘밤만 같이 자 주십셔. 내일부터는 저희도 같이 돌볼게요.”
“면목이 없구나. 아이가 우리 말은 들어주지를 않으니……”
자기가 말해놓고 상심한 듯한 베로니카.
네페르티티는 걱정 말라는 듯 고개를 저었다.
“문제없어. 우리 딸, 나랑 있을 땐 얌전한걸.”
“……‘우리’?”
“……관용구일 뿐. 타의는 없었어.”
눈을 반개하는 다나, 눈을 피하는 네페르티티.
아무튼 그렇게 해서.
네페르티티는 창의 정령을 데리고 자기 방으로 갔고, 우리는 정신적인 피로를 달래고자 노가리를 까다가 온천탕에 지친 몸을 던졌다.
“저 정령의 소식, 다른 아이들한테도 말해주면 재밌어질 듯 하지 않으냐?”
내 자지를 낼름거리던 베로니카의 말이었다.
아이들이라는 건 우리 아내님들 얘기일까? 탕 밖에 걸쳐앉아서 그녀에게 펠라를 받던 나는 난처한 웃음을 지었다. 얘가 무서운 소릴 다 하네.
“하지 마. 백이면 백 자기들도 데려가라고 하루에도 10통씩 편지를 보낼 걸.”
─부르르. 추위와는 별개의 이유로 몸이 떨린다.
내가 별 일 없고 다치지도 않았다고 얘기를 해 뒀는데도, 매일 〈아공간〉에 보고 싶다고 편지를 써서 던져두는 게 우리 아내님들이시다.
그런데 ‘나랑 네페르티티를 빼닮은 애가 생겼음’ 같은 연락을 한다?
‘존나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상상도 안 가요.’
내가 무한한 공포에 전율하자, 내 목을 핥으며 장난치던 다나가 픽 웃었다.
“평생 비밀로 할 것도 아니고, 어차피 돌아가면 알게 되건 말해주건 할 텐데 뭘.”
“……집에 돌아가기 전에 쇼부를 봐야지.”
저 정령은 불 붙은 다이너마이트 같은 것이다.
어디 가져가지 말고 그 자리에서 어떻게 끝내고 가는 게 맞겠지. 내가 그런 각오를 다지고 있으려니까 자지를 입에 문 베로니카가 자신의 뿔을 살짝 밀었다.
무슨 뜻인지 알아듣고 잡기 좋게 휜 뿔을 잡고 흔들었다.
쪼옥, 쪼옥…♡
눈을 꼬옥 감은 베로니카는 입과 혀에 집중하며 내가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기술이 부족한 그녀가 입 봉사에 집중하기 위한 타협안이다.
당연히 타협안인 것 치고는 나 역시 꽤 꼴릿한 행위다.
최대한 예쁘게 보이려고 노력하며 혀를 자지에 감고 흡입력 있게 빨아당기는 베로니카. 그 뿔을 잡고 내 취향대로 흔들면 입이 아닌 보지에 넣은 것만 같다.
“츄읍…….”
그러면서 다른 손으로는 다나의 허리를 감으며 키스했다.
탕 바깥의 추위에서 온기를 교환하려는 듯 젖은 몸을 밀착하는 우리. 그러다가 몸이 추워져도 베로니카의 입 안에 넣은 자지는 따듯하니 느낌이 썩 끝내줬다.
‘베로니카도 예전엔 이런 플레이를 꺼려 했는데 말이지.’
쓰리썸 정도는 했었는데, 그때도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으면 말로는 괜찮다고 해도 약간 슬퍼하는 티가 나던 게 우리 소심한 여신님이었다.
그런데 내가 얼마 전에 ‘남편 출장 갔다~ 남편 뒤졌다~’를 시전해 버린 뒤부터였나. 어느샌가 베로니카도 전혀 이런 플레이에 신경쓰는 눈치가 아니었다.
내 염병과 아내들의 집착이 맺은 결과일까.
이제는 다치지 않겠다고 말하긴 했지만, 마음가짐이랄 게 바뀐 거겠지.
물론 나로서는 배가 불러 터질 일이었다. 나는 다나의 혀를 맛보며 베로니카의 입에 정액을 사정했다. 그녀는 자지를 목구멍까지 밀고 눈을 질끈 감았다.
다 삼킬 자신이 없으니까 그냥 목구멍에다 정액 호스를 갖다대는 것이었다.
굳이 내가 싼 정액을 마실 필요는 어디에도 없지 않나 싶다가도, 열심히 애쓰는 모습이 꼴릿하니까 계속 그렇게 해 줬으면 하는 나였다.
“……♡♡”
쉴새없이 꼴깍거리던 목울대가 멈췄다.
주륵…♡ 목구멍에서 자지를 뽑자 점성이 높은 정액이 입에서 늘어졌다.
“베에…….”
나 보란 듯이 헤프게 벌린 베로니카의 입 안은 정액으로 새하얬다. 내 자지가 꿈틀거린 것을 본 그녀가 정액을 삼키자 베로니카의 입은 그럭저럭 원래의 선홍색을 되찾았다.
“케흑. 콜록, 콜록…♡”
작게 기침을 토하던 베로니카는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사람처럼 교양 있게 타월로 입술을 닦았다. 나한테 안긴 다나가 킥킥거렸다.
“정액이 맛있어지는 포션 같은 거 어디 없나?”
“콜록, 콜록…. 찾아보면 있겠지. 나는 이 맛도 나쁘지 않다만.”
“그래도 가끔은 색다른 맛도 있었으면 하는데. 으, 추워!”
풍덩─! 어깨를 떤 다나가 온천에 몸을 담궜다.
우리 눈나는 나보다 신체가 약하니까 추위에도 더 약한 것이었다. 온천 물에 몸을 담근 다나가 네 발로 기듯이 손으로 땅을 짚었다.
의도한 건지는 몰라도, 탕의 깊이 때문에 살짝 치켜든 다나의 엉덩이가 박기 좋은 높이에 있었다. 흐흐. 웃음을 흘린 내가 다나의 허리를 잡았다.
“앗, 읏, 흐으으….”
다나는 잠시 당황한 듯 하다가 애무하는 손길에 몸을 맡겼다.
퓻─♡! 파르르…!
욕탕물에 녹아 없어진 애액을 1분만에 보충시킨 나는 다나의 허리를 잡고 자지를 찔러넣었다. 속 깊숙한 곳까지 꿰뚫는 삽입에 다나가 허리를 한껏 쳐들었다.
“앗, 하으윽! 후으으응♡♡!”
─철퍽, 철퍽, 철퍽!
베로니카가 펼친 소음 차단 결계를 믿고 허리를 흔들었다.
첨벙거리는 물소리가 시끄러워서 적당히 속도를 낮췄지만, 다나는 10분을 채 버티지 못하고 즉시 절정해버렸다. 그러고서는 몇 분 간격으로 수면에 애액 물총을 쏴댔다.
“후아아….”
베로니카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물을 어깨에 끼얹으며 노곤하게 늘어졌다. 편하게 눈을 감은 게 뜨뜻한 수온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흐극, 앗, 앗…♡ 파, 팔에 힘 빠졌어어….”
그때 땅을 짚은 팔을 떨며 다나가 말했다. 물에 잠긴 베로니카를 구경하던 나는 픽 웃으며 그녀의 허리를 세게 붙잡았다.
“벌써? 아랫입은 아직 팔팔한데, 윗입은 엄살이 심하네.”
“으극, 흣, 흐으응♡ 우으으응♡”
앙탈을 부리는 건지, 항의를 하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비음이었다.
“어디, 힘들다면 내게 기대거라.”
그에 슬쩍 한쪽 눈을 뜬 베로니카가 다나의 두 손을 잡으며 받쳤다.
“아으윽♡ 호으, 으, 흐으읏!”
“이런?”
하지만 힘이 빠진 팔로 그런 자세를 버틸 수는 없었고, 다나는 베로니카에게 안기다시피 그녀의 목에 팔을 감았다. 잠깐 놀라던 베로니카가 나를 보며 웃었다.
이 앵글…… 꼴린닷!
다나의 요염하고 슬랜더한 뒷태와, 자지에 혼절 직전인 그녀를 받치며 게슴츠레 웃는 베로니카의 투샷은 음란함의 극치였다.
뒤치기 자세로 헐떡이는 여인과, 그런 그녀를 받쳐주며 남자에게 미소짓는 여인!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남자는 평생 보지 못할 미친 광경이었다.
─꿈틀!
팔팔한 자지는 극상의 딸감을 찾은 딸쟁이처럼 타격을 받고 말았다.
딸감 없이는 딸을 치기 어려운 것처럼, 남자의 자지란 표피의 쾌감 이전에 시츄에이션에 쾌락을 좌우되는 신체기관…!
뇌에서 ‘이건 지루도 지린다’며 정액발사 버튼을 연타해대니 버틸 재간이 없었다.
뷰르르르릇─!!
다나의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사정했다.
온천 물을 더럽힐 수는 없으니 사정량은 알아서 조절했다.
“헷, 하으, 헤으으으…♡”
다나의 탐스러운 엉덩이는 내 사정을 받으면서 한심하게 떨렸다.
우리 아내님들은 내 오줌보 뺨치는 사정에 질내부터 자궁구까지 정액 물살에 얻어맞으며 섹스를 마무리짓는 못된 버릇이 들어버린 것이었다.
그 왜, 샤워기 물살로 자위하는 여성도 있다지 않은가. 그것의 질내 버전이다.
물론 좋은 버릇은 아니지만, 어차피 한평생 자지라고는 내 것밖에 모르며 살 아내들인데 뭐 문제 있겠는가. 섹스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정액 폭죽인 셈 치자.
“누나, 힘 빼. 자지 뽑다가 또 가버리지 말고.”
─톡톡톡톡. 다나의 엉덩이를 어린애 타이르듯 두드리는 나.
모욕적인 언행이었지만 팩트이기도 했다. 내가 지적해도 다나의 보지는 정신없이 자지를 꽉 조여댔지만, 백탁색 윤활유로 범벅된 좆기둥을 붙잡을 방법은 없었다.
─쭈보봅, 뽁♡
야한 소리를 내며 자지를 뽑아낸 나는 바로 그 균열을 손으로 막았다.
“네, 손님~. 정액 긁어낼게요~.”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 다나를 안아서 다리 한 쪽을 벌리게 펼치고, 〈정화〉 마법을 건 손으로 보지를 긁어냈다. 온천에 허연 정액이 떠다니면 좀 그렇잖아.
후두둑…! 쏟아지는 정액이 온천 물에 떨어지지 못하고 소멸했다.
“힛…?! 히익, 힉! 아아앗…♡♡!!”
그리고 당연히, 방금 막 가버린 보지를 꼼꼼한 솜씨로 문지르고 닦아내는 행위는 그만한 쾌락을 동반한다.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생생한 효과음이 쾌락의 크기를 전달했다.
“천천히 할까?”
쮸걱…♡ 일부러 손가락을 느긋하게 움직였다. 빠르나 느리나 결국 느껴지는 쾌감은 고만고만할 것이다. 동작이 느리면 느린만큼 손가락의 굵기며 움직임이 선명해질 테니까.
…도리도리!
다나는 대꾸도 못하고 다리를 펼쳐진 상태로 내 머리를 끌어안았다.
─촥! 나는 웃으며 적당한 속도로 정액 청소를 끝마쳤다.
마지막에 물 한 웅큼이 온천에 거창하게 튀기는 했지만, 정액이 아니라 투명한 액체였으니 정상참작할 여지가 있을 것이었다.
“우으으…♡”
피로도 기력도 전부 빠진 다나를 기대듯 눕혔다. 교대할 시간이다.
웃으며 턱을 괴고 있던 베로니카가 머리를 모아 틀어올렸다.
젖어서 방해되는 머리를 묶는 베로니카. 그녀의 입에서 머리끈이 덜렁거렸다. 나는 그 야릇한 겨드랑이와 목선을 관찰하며 자지를 껄떡거렸다.
‘미치도록 꼴리네.’
목선, 쇄골, 겨드랑이의 삼각 라인!
지금 저 장면도 사진으로 찍어두면 남은 평생을 쓸 명품 딸감이 될 텐데.
사람의 인생이란 이렇게나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찰나의 연속이었다. 스치듯 사라지는 1초 1초가 다 기적적인 미라클인 것이었다.
스윽…♡
거기서 뭔가 깨달음을 얻을 뻔 했던 나는 뒤로 돌며 탕 밖에 가슴을 걸치는 베로니카를 보고 뇌 속을 텅 비워버렸다. 망설임은 1도 없었다.
“후후. 이쪽 입으로도 맛 보게 해 다오.”
부끄러운 듯 웃은 베로니카가 자기 손으로 일자 보지를 살짝 벌렸다.
핑크색 소음순이 탱글탱글한 속살을 드러냈다. 나는 증기기관으로 만든 섹스 머신처럼 몸 속에서 차오른 열기를 입과 정수리로 뿜어댔다.
“어디 몇 분이나 버티나 보자.”
“무, 무섭구나. 미리 항복해도 되겠느냐?”
하얀 타월 끄트머리를 잡고 백기라도 된다는 듯 흔드는 그녀.
“패전했으면 배상을 치뤄야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흥분한 내 눈엔 꼬리치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나는 유무를 묻지 않고 기대감 반 두려움 반으로 움츠러드는 베로니카를 덮치듯 올라탔다.
***
기이한 형태이기는 해도, 우리 가정은 아직까지 신혼 부부다.
‘가장 먼저 나랑 사귀기 시작한 프랑도 1년을 못 채웠으니까.’
그래서 나랑 우리 아내님들의 섹스는 특필할 게 없는 평범한 일이다.
신혼 부부가 온천 여행을 와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
단지, 그 모티베이션이 평소랑 다르다면 달랐다.
“……굳이 싸고 나서 긁어낼 필요 있었을까?”
“흐음……. 전적으로 동의한다. 우리가 피임을 안 할 것도 아니고, 물이야 좀 더러워지면 어떻더냐. 조금 기다리면 알아서 흘러갈 텐데.”
가운데에 낀 남편의 넓은 가슴에 안기면서 사이 좋게 얘기를 나누는 그녀들.
하지만 드문드문 자기들끼리 눈을 마주치는 그녀들에게서, 평소 섹스할 때와는 다른 감정이 얼핏 엿보이는 듯 한 건 내 눈의 착각일까?
─누가 먼저 임신할까…… 승부다.
내가 보기엔 딱 그런 눈빛인 것 같았다.
만약 저 시선 교류가 진짜라면, 내 죄가 참으로 깊다고 할 수 있겠다.
‘아니지 시발. 이번만큼은 나 좆도 잘못 없는 몸 아닌가?’
내가 한 거라곤 ‘아줌마 저 창이 이상해요’라며 소중한 막대기를 모니카한테 고쳐달라고 갔던 게 전부인데? 나랍시고 나쁜 뜻이 있던 건 아니라고.
믿던 창에 발등을 찍힌 나도 피해자가 아닐까?
‘하다 못해 창의 정령이 나를 닮지만 않았어도 이런 일은 안 됐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좋은 온천에서 명상을 해 보겠다는 다나를 돕는 나였다.
주륵…♡
“그런데 누나. 왜 명상이 아니라 모유를 짜내는 걸로밖에 안 보이는 것이지? 마나를 젖으로 바꾸는 힘으로 배틀짱 대회에 나갈 예정이신가?”
“너부터 남의 유두에서 손 떼고 말하던가.”
“만진다고 거따가 마나를 넣어버리면 어쩌자고? 이걸 참고 마나를 운용하라고 하는 짓인데 아까운 모유만 졸졸 새잖아. 모유 정수기 꺼라.”
내가 논리정연하게 반박했으나 다나는 ‘내가 알 게 무엇?’ 이라는 얼굴로 프로-수유부녀로서의 자신을 갈고 닦을 따름이었다.
“……흐응.”
그리고 베로니카는 베로니카대로 모유가 나오는 다나를 약간 부럽다는 듯 보고 있다.
모유의 맛에 눈을 뜨기 시작한 나한테는 더없이 기쁜 징조이긴 한데, 저걸 먹일 대상이 내가 아닐 듯 한 이 불길한 예감은 뭐지. 모유란 건 남편님 잡수시라고 만드는 영약일 텐데.
“……그러고보면 말이야. 베로니카 너는 아이가 생기면 임신 중에 어떻게 돼?”
내가 그 불길함을 어떻게든 떨치려 하고 있자, 다나가 말했다. 베로니카는 눈썹을 들추며 언외로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다. 다나는 머뭇대다 말했다.
“약간 물어보기 좀 미안한데, 저주 말이야.”
“……보통 경우는 문제 없다. 동족끼리는 원래 모습을 유지할 수 있고, 다른 종족과 마주쳐도 뱃속의 태아 역시 저주를 품고 태어나니까.”
“똑같이 변한다는 얘기?”
“신족의 모습이건 저주로 변한 모습이건 산모와 태아의 몸 상태가 함께 변신하니 아무 문제 없지. 다만 내 경우는 확실하지 않겠군.”
자기가 말해놓고 생각이 났는지, 베로니카는 좀 껄끄러운 말투였다.
“당장 내가 인간의, 그것도 다른 세상의 출신인 주인님의 씨앗을 품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만약 가능하다손 쳐도, 태내의 태아만 저주로 몸이 변하거나 하면……”
“여차할 때 큰일이 날 수 있다는 거네.”
수녀로서 염려되는 듯 눈을 찌푸리는 다나.
베로니카는 볼멘 목소리로 입술을 삐죽거렸다.
“……내가 시의적절하게 변신하면 그만이지.”
“아니, 그래도 위험하니까 하지 말자. 저주가 다 풀린 뒤에 생각하자고.”
나는 그녀들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다나 너도. 당장 아이가 생기면 위험해질 일이 한두 개가 아니잖아. 아이 계획 같은 건 우리 가족 주변이 안정된 뒤에 해도 늦지 않아.”
“……너무 늦어지면 불안하니까 그렇지.”
“몇 년 안에 어떻게든 되겠지. 많이 늦어진다~ 싶으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자.”
결혼이란 게 결국 육아로 이어지는 교두보이긴 해도 서두르진 말아야 했다.
아이를 낳는 건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면서, 아내들의 안전도 걸린 일이니까.
“……알았어.”
“별 수 없구나.”
내가 그렇게 말하자 그녀들은 눈빛을 교환하곤 욕탕에까지 가져온 메달에서 포션을 꺼내선 나눠 마셨다. 맛있어 보이는 색도 아닌데 매우 익숙한 듯한 음용이었다.
설마 저게 나 몰래 마신다던 사후 피임 포션…?
“어…….”
생각난 김에 마셔둔 거지? 그렇지?
피임 안 할 생각이었던 건 아니지?
나는 얼굴에 경련을 일으켜가며, 진실이 뭐였든 미리 말해두길 잘했다며 안도했다.
‘하여튼, 한시바삐 아내님들의 찌찌에서 착유를 실행할 방법을 개발해야겠군.’
어차피 며칠은 더 묵게 될 거, 지나가던 엘프를 붙잡아서 모유를 타통하는 점혈법이라도 있나 물어봐야겠다. 유선 마사지라는 게 괜히 있는 게 아닐 테니까.
마침 이론도 닮았고, 호와타타타 거리며 비공을 찌르는 권법을 오마쥬해 볼까.
‘이름은 유두신권 정도면 적절하겠네.’
그렇게 늦은 시간까지 온천과 여체를 즐기고서, 다음날 아침 개운하게 일어난 나는 유유자적하게 앞마당까지 아침 훈련을 나갔다.
“하루 1컵의 우유는 오히려 건강에 좋습니다.”
고이 아껴뒀던 모유를 마시고서 말이다.
그래도 창의 정령 덕분에 정기적인 모유 수급에 차질은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