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926화 (924/1,009)

***

결혼식장을 잡는 티르시는 더없이 열정적이었다.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하실 거라면 청혼에는 왜 튕기셨을까 싶으요.”

“어, 어제 일은 다른 사람들한테는 절대 말하지 말기에요?”

“암요.”

말 안 하고 아껴둬야 약점으로 써먹지.

다른 아내님들에게 들켰다간 디지몬 카이저 급 평생의 술안주로 남을 거라고 눈치챈 티르시였다.

그러니까 이왕 이렇게 된 거 ‘약점을 잡혔으니SM 최면 성노예로 부려먹혀도 별 수 없지’ 라며 명예로운 오나홀이 되는 것도 나름의 해피 엔딩이 아닐까?

“그, 그런 것보다, 서방님? 이번 달 중으로 상원 및 하원 투표가 있을 예정인데, 식을 좀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요?”

“아. 그거 말입니다만 제가 생각을 좀 해봤슴다.”

이런 건 요령이지. 나는 머리를 풀가동했다.

“티르시의 걱정이란 건 뭘 해도 욕먹고, 열심히 일해도 애먼 원한을 사기 쉬운 통치자가 되면 제 얼굴에까지 달걀을 던지는 놈이 나올까 무섭다는 거잖아요?”

“대충은요.”

“그럼 저도 티르시도 욕을 안 먹게, 아니지. 덜 먹게 하면 되죠.”

나는 그 즉시 다나를 찾아갔다.

“다나 눈나! 애들 좀 몇 명 만들어 줄 수 있어?”

“……어? 내가 제일 먼저 낳아도 돼?”

“아니 무친년아 좀.”

그 애 말고. 발퀴리에 얘기야 이년아.

양치하다 말고 입을 벌린 다나는 횡설수설했다.

“그, 내, 내가 스물아홉 살이잖냐. 나이도 있고 안전마진이나 가족 수를 생각하면 3~4명 정도가 적당할 것 같은데 그래도 일단 딸이랑 아들이 하나씩은 있었으면 하고 일단 낳아보기 전까지는 뭐라 속단하기힘들지않나싶은면도있어서당장즉답하기는힘들지만네가굳이더많이낳아달라고하면나도몸이멀쩡한동안에는나름노력해볼수있”

“발퀴리에! 발퀴리에 만들어 달라는 얘기였어!”

이건 브리타니아 어가 잘못했다. 나는 정신나간 그녀를 붙들고 설명했다.

“아, 아아! 발퀴리에 말이지! 나, 나도 처음부터 걔네들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걸로 칩시다.”

다나에게서 따끈따끈한 미개봉 신품 발퀴리에를 획득.

“동종 개체의 스펙을 공유 중…… 완료. 명령을 하달 바랍니다.”

“가르칠 필요가 없다는 점은 좋네.”

시스터즈 네트워크로 바로 습득을 마치는 8마리 발퀴리에들.

1만 마리, 2만 마리는 못 되지만 차고도 남지.

“이제부터 너희들의 코드네임은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다.”

“발할라 자매단인가요? 멋진 이름이긴 하지만, 그 애들은 왜……?”

“대신 욕을 먹어줄 사람을 만들려고요. 저희가 권력에 집착할 이유는 없으니까, 옛 아르마슈나스 령을 통치해줄 사람을 찾아서 의기투합합시다.”

옛 아르마슈나스 령의 재흥은 말하자면 라면을 다 먹고 찬밥을 말아먹는 것.

아니면 닭갈비를 먹고 남은 양념으로 볶음밥을 하는 것처럼 후회 없는 디저트 겸 후속조치였다. 권력은 인맥과 자본력으로 대체 가능한 바이므로 굳이 그녀가 주지사가 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

“일단 아니라고는 생각하지만, 그 발퀴리에들을 변신시켜서 대신 출마시키시려는 건 아니죠? 제가 지지를 표명하면 시민의 표는 모이겠지만……”

“국정농단을 할 거냐고요? 제가 그런 사기꾼으로 보이세요? 어? 열받네?”

“죄송해요죄송해요죄송해요!”

“농담이니까 그렇게 몸에 밴 듯한 정중한 사죄는 하지 마십시다.”

남들이 보면 내가 평소에 때리는 줄 알겠네.

“……서방님의 밤일 솜씨랑 남근은 어설픈 손찌검보다 암컷을 복종시키는데 특화된 흉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라면 자주 하긴 해요.”

“잘 못 들었습니다?”

“죄송해요죄송해요죄송해요!”

잘 안 들린 혼잣말은 어쨌든, 비선실세라니 별 미친 발상을 다 하시네.

저렇게 국정을 농단했다간 티르시가 안 먹어도 될 욕까지 끌어모아서 로마니아 공화곡의 첫 탄핵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아니. 100% 그렇게 된다.

“적당한 후보를 알아봅시다. 어르신들께도 편지 몇 통 돌리고, 캐서린도 부르죠.”

“네, 넷! 천검제후님께는 제가 편지를 써둘게요! 신세 진 일도 있어서!”

그렇게 결혼 준비를 하는 짬짬이 조사 실시.

나 몰래 놀이동산을 설계하기 바쁜 아내님들과, 기어이 노르드 박물관을 런칭하려는 바이콘들까지 분주한 나날이 3일 정도 이어졌다.

“음. 후보군은 꽤 좁혀졌네요. 단지 이런 권력이 얽히면 믿음직한 사람이라는 평가도 그다지 믿을 게 못 돼서 문제죠. 직접 만나보기도 여의치 않고.”

“응아아앗♡ 그, 그럼 어떻게 하실, 흐익…♡!”

─퓨븃!

우연히 나랑 손이 닿았다가 서방님께서 열심히 일하는데 혼자 ‘영주님께 개처럼 따먹히는 비서관’ 같은 상상을 하고 있던 걸로 판명된 티르시는 내 손가락 씹질에 신음을 내질렀다.

“하다 못해 아는 얼굴이 있으면 좋겠는데……”

한숨을 쉰 나는 한손으로 서류를 넘기며 청결한 선분홍색 애널을 푹찍거렸다.

“제일 이상적인 건 능력은 뛰어나지만, 흠결이 있어서 저희 협력 없이는 권위를 유지하기가 힘든 귀족이에요. 그리고 벌 받는 중이니까 애널에서 힘 빼시고요.”

“넷, 네엣! 흐읍, 흡…♡! 그, 그리고 서방님께서 안면이 있는 귀족분이라면, 제가 맨 마지막 장에 준비해 뒀습, 뒀습니다! 오엣♡”

“맨 마지막 장에요?”

집무용으로 들여놓은 테이블에 벌 받는 자세로 웅크린 티르시의 보고에 서류를 넘겼다. 몽타쥬를 연상시키는 작은 초상화에 눈을 빛내는 나.

“흐으음……?”

확실히 이 사람이라면…… 지금 정세에서 꽤나 적당한 후보 아닐까?

머리도 뛰어난 편이었으니, 내 인맥을 고려하면 반항해서 얻을 것도 없다는 것도 명심할 테고.

“인품도 어느 정도 알고, 저희의 실력도 어렴풋이나마 본 적이 있죠. 괜찮네요. 바로 접선해보죠. 그나저나 정보가 충실하네요. 이 분 조사는 누가 했죠?”

“저요♡ 제가 했습니다! 칭찬받고 싶어서 잠도 안 자고 무지 노력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역시 티르시라니까요. ……지금 마음속으로 ‘말로만 칭찬해주시는 건 싫어요’라고 생각하셨죠?”

“햐으♡ 죄송합니다…! 그치만, 그치마안…♡”

그치만은 뭐가 그치만이야. 나는 자지를 꺼냈다.

“벌 받는 중이니 딱 10번만 박아줄게요. 몇 번 박혔는지 소리 내서 세시고.”

“……………! 가, 감사합니다! 커다란 목소리로 셀게요!”

애널용 천연 러브젤을 쏟아내던 보지를 가볍게 찔러주자 티르시는 목을 거북이처럼 어깨 안으로 움츠렸다.

“하, 하나아앗…♡!”

티르시는 빨리도 절정한 듯 입술을 오므렸다.

─팡, 팡, 팡, 팡!

“두울─ 세엣─ 네엣♡ 응아악♡ 다, 다서엇…!”

“아, 이제보니 조사는 잘 했는데 현재 소재지는 안 알아두셨네요.”

티르시의 질벽이 좆기둥을 콱 물고 끌려나오다 다시 꽂히며 몸속으로 쑤셔박혔다. 나는 티르시의 부들대는 등에 서류철을 얹고 깃펜을 달렸다.

끼적끼적….

“여서엇…! 일고옵…! 헤으윽♡”

사람을 찾아달라는 내용을 적어서 캐서린의 인벤토리랑 연결된 노트에 넣어뒀다.

꽤 유명한 사람이고, 캐서린이라면 머지 않아서 찾아내겠지.

“후으, 후으♡ 후으…♡”

티르시가 세는 걸 멈춰서 나도 허리를 멈췄다. 그러자 그녀의 보지에 꽂아둔 좆기둥을 타고 티르시의 고뇌가 간질거리며 느껴졌다.

들키기 싫은 비밀인지 내용은 전해지지 않는다. 나는 가볍게 눈쌀을 찌푸렸다.

“혹시 숫자를 까먹었다고 말하면 처음부터 다시 박아주지 않을지 각을 보고 있는 건 아니겠죠?”

“……………….”

보지가 자지를 오물거리며 그렇다고 실토했다.

─찰싹! 나는 그녀의 엉덩이를 때려주고 자지를 뽑았다.

“잔꾀를 부렸으니 남은 3번은 없습니다.”

“……너무해요….”

“좋을대로 다 해 주면 상이랑 벌이랑 구별이 안 되잖습니까?”

나는 진짜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슬퍼하는 티르시의 엉덩이를 보며 의자에 기댔다. 딸감으로 딱 좋은 절경이었지만 혼자 딸이나 치기에는 내 좆을 기다리는 대기열이 1~2명이 아니었다.

딸칠 시간이 있으면 아내님들의 취향에 맞춰서 박아주는 게 더 합리적이었다.

‘이것도 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다.’

─까딱. 나는 손가락으로 테이블 밑을 가리켰다.

“제가 일하는 동안 밑에서 펠라하고 계세요. 다 끝날 때까지 만족스럽게 봉사하면 상으로 안에다 한 발 싸 드릴 테니.”

“……정말이신가요?! 할게요! 하겠습니다♡!”

내가 1발 뽑는 동안 노력하면 5번은 가버릴 수 있는 티르시는 기뻐하며 냉큼 내려와선 테이블의 밑으로 알몸으로 포복전진했다.

“초라한 입보지로 실례하겠습니다. 하움♡”

그리고서 일말의 주저도 없이 자지를 물고, 그 예쁜 혀로 기둥을 쪼옥거렸다.

─쮸걱, 쮸걱, 음란한 손장난을 하는 소리.

나는 남은 업무를 하려다가 이카리 겐도처럼 턱 앞에 깍지를 꼈다.

〔헤웁. 수음을 금지하지 않으시다니, 우리 서방님께서는 마음도 넓으셔♡ 언제 쓰셔도 괜찮도록 준비해둘게요? 당신만을 위한 현모양처 보지에요♡〕

“……흠.”

지난 교육이 살짝 지나치게 효과적이었던 걸까. 원래 내가 말이라면 뭐든 따를 듯 했던 최면 영애님께서 이젠 자기 발로 암컷타락으로의 내리막을 전력질주하고 계시는 모양.

프로포즈 1번 실패한 거스름돈 치고는 괜찮네.

***

〈나를? 그대가? 어째서?〉

미네르바를 찾아가자마자 들은 소리가 저거였다.

〈실례지만 혹시 제가 뭐 잘못했습니까?〉

〈불쾌하게 들렸다면 미안하군. 하지만 알잖나? 황군 출신의 무인들은 지금 입지가 나빠. 황실의 실태를 알던 건 친위대 뿐이었다지만, 황제에게 충성했었다는 사실은 남았지.〉

루크레겐스의 영주였던 미네르바 쿨라피우스는 고개를 저었다.

〈전에 너희와 재상을 연결해줬던 때부터 장군 출신인 내 평가는 바닥을 기었다. 위국전쟁과 원로원의 두둔을 바탕으로 낯짝을 들고 다닐 수준까진 회복했지만 말이야.〉

〈아니요. 군인은 체제에 충성하는 게 당연하죠. 그렇지 않는 게 더 잘못이에요. 아니면 혹시, 귀하께서는 황실과 제국이 아니라 황제 개인에게 충성하셨던 걸까요?〉

티르시의 침착한 태도에 그녀는 픽 웃었다.

〈생각해 본 적 없군. 하지만, 그래. 그 작자가 황제 자리에서 쫓겨났어도 그에게 충성했을 거냐 묻는다면, 결코 아니지. 모반으로 쫓겨났더라도 난 새 황제에게 칼을 내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 문제 없어요.〉

〈시민들이 그렇게 생각할까?〉

〈누가 뭐라고 하든 제가 그렇게 생각하겠어요. 미네르바 쿨라피우스 님은 선조님의 혈통에 지배당했던 저를 도와주셨던 그날 그때처럼, 지금도 고결한 무인이라고.〉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허벅지에 손을 얹은 티르시는 그녀의 삶의 우여곡절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기품있는 귀족으로 보일 만큼 우아했다.

그리고 우아하면서 눈부셨다. 얼음장 같은 표정마저 잠시 짓는 미소에 사르르 녹으며, 그 밑에서 꿈틀대던 생명력이 피부를 윤기 있게 비추는 듯도 했다.

〈……직접 출마하는 편이 훨씬 승산이 높을 듯 한데.〉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말을 안 믿는 나조차도 그랬으니, 계급사회의 한 사람인 미네르바는 어땠겠는가. 그녀는 약간 압도된 것처럼 말했다.

〈내가 너 대신 출마하겠다고 하면 온 세상 사람들이 웃을 거다.〉

〈여건이 되질 않아서요. 나쁜 제안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떠신가요?〉

〈틀린 말은 아니지. 원로원의 재흥 계획은 몇 개 들었고, 남편이 나를 위로해주려고 노력하는 걸 지켜보는 것도 고역이지.〉

〈후후. 잘 아시겠지만, 지방 영주는 일단 상원의원이에요?〉

〈아주 좋군. 당선만 되면 망해가는 집안도 한 번에 살아나겠어.〉

로마니아는 중앙집권 절대황권 체제였다. 모든 영주는 명목상 황제의 땅을 나눠받고 있었기에, 이 영주님은 지금 루크레겐스의 영주조차 아니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지만 돈 나올 구석이 없는 귀족은 서러운 법.

〈낙선해도 떨어질 곳 없는 이름이다. 감사하며 수락하지.〉

미네르바와 우리 제안을 받아들이고, 티르시와 악수를 나눴다.

티르시의 의견과 후원을 받아, 옛 아르마슈나스 영지를 부흥시킬 인물의 탄생이었다. 서로 잃을 게 없는 거래니까 롱런할 수 있지 않을까.

만에 하나 통수를 당해도 커버 가능할 거고.

〈이 기사들을 데려가세요. 살아있는 고대유물 급의 호위입니다.〉

〈배려에 감사한다. 이제부터는 존칭을 쓸까?〉

〈후후. 내키는대로 하시길. 그럼 저희는 이만.〉

시스터즈 오브 발할라까지 맡겨놓은 우리는 그 집무실을 나섰다.

〈공간이동〉으로 여관에 돌아온 나는 안심한 듯 숨을 내쉬는 불렀다.

“티르시.”

“네, 왜요?”

“반전매력 쌉오지시네요.”

어제 밤새 턱이 빠져라 쥬지를 빨며 딸을 치던 대마법사님은 어디 가셨대.

내가 감탄하며 촌스러운 쌍따봉을 날리자, 우리 마법사님의 눈은 잘 갈아놓은 바늘처럼 얇아졌다.

“칭찬 고마워요. 그래서, 어느 쪽이 ‘반전’이죠?”

“그야 본심이 더 원래 성격에 가깝지 않을까요?”

나는 그녀의 기품 있는 긴 치마를 들쳤다.

그녀의 뽀얗고 탐스러운 엉덩이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기다란 가터벨트 스타킹을 신었지만, 매끈매끈 부드러운 고간은 노팬티였다.

“……………….”

남자의 손에 치마를 뒤집혀서 매끈한 하반신을 다 보이고 말았지만, 티르시는 꿈쩍도 하지 않고 새빨간 얼굴로 내가 끼워준 결혼반지만 매만졌다.

“……‘그쪽’ 티르시는 서방님 전용이에요.”

─흠칫♡ 품위 있게 앙 다물린 보지가 사랑스레 흠칫댔다.

그야 뭐, 말할 것도 없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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