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 척척석사 노루-992화 (991/1,009)

***

옛 지배자를 죽일 수 있는 건 같은 동포뿐이다.

그래서였을까. 옛 지배자 ‘무쌍의 만겁’은 차원의 난류로 분단되는 중에도 어째서 신들이 이런 잔꾀를 부렸는지를 고찰하고 있었다.

북극의 하늘 아래에라도 있는 것처럼 환상적인 오로라가 흐르는 ‘심해의 군주’의 처소.

그곳에 3쌍 6개의 다리로 착지하면서, ‘무쌍의 만겁’은 생각했다.

─인간을 수호하는 데 목숨을 바치는 어리석은 존재라 해도, 죽음으로부터 되살아난 우리를 보며 저들이라고 의문을 느끼지 못했을 턱이 없다.

─하물며 예언자로 추정되는 인간도 있다.

─세계수의 신들 역시 ‘백일몽의 영속성’을 인지했으리라.

─인즉, 백일몽을 파훼할 방법을 확보했을 터.

고찰은 그가 관성으로 밀려나던 몸을 멈췄을 때 결론을 내렸다.

저들은 어떤 방법으로 그들에게 영원한 죽음을 줄 수단을 강구했을 것이라고 말이다. 고찰을 마친 ‘무쌍의 만겁’은 적이 나타나기까지 아주 조금만 더 생각에 의식을 할애했다.

“……‘심해의 군주’여. 진실을 숨겼구나.”

눈을 뜬지 고작 몇 시간밖에 지나지 않은 그다.

앞서 ‘심해의 군주’로부터 몇 가지 소식을 듣긴 했지만, 적 중에 예언자가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세계수의 신들이 오고 있으니 싸워달라는 청탁을 받았을 뿐.

‘심해의 군주’가 몰랐을 턱은 없으니, 분명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리라.

“무엇을 꾀하고 있느냐. 동포였던 자여.”

아주 조금만 더 기다리면 부활을 바랄 수 있던 그들이다.

그래서 예상보다 일찍 눈을 떴을 때, 그는 그를 포함한 동포들을 되살린 ‘심해의 군주’에게 물었다.

어째서── 아니, 어떻게 그들만을 급하게 되살렸느냐고.

예언은 곧 운명이다. 그들은 200년 후에 부활할 운명이었고, 그걸 거스르는 건 ‘심해의 군주’라도 불가능하다.

현실로 일어났다면 그에 마땅한 귀결이 있어야 했고, ‘심해의 군주’는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는지 그에게만 밝혔다.

그 대답을 들은 ‘무쌍의 만겁’은 적지 않게 놀라면서도 납득하고, 속으로는 그녀의 말로를 가만히 비웃었던 것이다.

하지만 한편 ‘무쌍의 만겁’이라고 싸움을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이대로 ‘심해의 군주’가 영멸한다면 불완전하게 되살아나고 만 지배자들도 다시 긴 잠에 빠진다.

그래서 ‘무쌍의 만겁’은 싸움을 승낙했다.

─동포들은 별의 바다에서도 드문, 우리와 같은 눈높이를 가진 이들.

─따라서 저들의 혼, 보호하기에 합당하다.

그런 발상이 ‘무쌍의 만겁’을 움직이게 했다.

물론 동포를 아끼는 마음은 오직 그의 본성이자 권능에 유래한 것이다.

분명 다른 옛 지배자들은 ‘무쌍의 만겁’은 물론 다른 동격의 존재들도 동료라고 여기지 않겠지만 말이다. 하다못해 ‘심해의 군주’마저 그러하리라.

하지만 그에겐 상관없는 일이었다. 저들에게는 동격이자 말뿐인 동포라도, 그에게는 동료이기에.

무엇보다, 가장 존귀한 아버지의 시신은 아직도 되찾지 못했다.

불완전연소로 끝난 라그나로크를 마무리 짓고, 우둔한 아버지의 품으로── 세계수로 돌아가리라.

동포를 지키고, 이미르의 시신을 되찾는다.

그게 ‘무쌍의 만겁’이 사투에 뛰어든 이유였다.

“이해할 수가 없구나. 어째서 몸을 피하지 않고 ‘심해의 군주’에게 협력하느냐? 그만큼 친근한 듯 보이지도 않거늘.”

그래서였을까. 높은 천장에서 그를 내려다보는 뿔 달린 세계수의 신이 그렇게 말했을 때, ‘무쌍의 만겁’은 이해력이 부족한 그들의 뇌를 비웃었다.

하등한 존재는 결국 저러했다.

알지 못하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주제에, 근본적으로 어리석기에 별의 바다를 올려보며 무엇 하나 두려워하지 않는 게 없는 꼴사나운 생명.

때문에 저들은 옛 지배자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이유로 생사를 집행하는가조차 알 턱이 없다. 그의 지혜와 고찰을 미지의 공포라며 경원시한다.

그리고 진실을 깨달으면 자신의 왜소함을 알고 미쳐버리는 것이다.

‘무쌍의 만겁’이 동포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그래서였다.

동포들이 절멸하면 우주에 혼자 남아 하등종족 무리와 눈을 맞추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몸을 쪼그리고 벌레와 대화를 시도하며, 거기서 삶의 낙을 찾으려는 자신이라니? 상상만 해 봐도 비견할 데 없이 추하고 한심하지 않은가.

“……흐음.”

혼자서 옛 지배자와 대치한 베로니카는 ‘무쌍의 만겁’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비웃는 기척만은 알 수 있다.

생명이란 생명을 깔보는 모독적인 아우라.

하지만 그 비웃음에 악의는 없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악랄한 지혜로는 견줄 존재가 없는 옛 지배자의 시선은 벌레를 짓이기는 순진한 아이와 닮은 듯 느껴졌다.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군. 그러나.”

베로니카는 지팡이에 마나를 불어넣었다.

“내 주인님께서 이르시길, 광인은 이해하려 할 가치가 없노라고 하셨지. 나 또한 그리 하마.”

아이러니컬하게도, 베로니카의 결론은 대치하는 ‘무쌍의 만겁’과 같았다.

적을 이해하지 못한 채여도 상관없다. 이해하려 노력할 가치도 없으니까.

다만, ‘무쌍의 만겁’에게 있어서도 평소와 다른 점이 한 가지.

베로니카는 이제껏 그가 마주친 봉사종족 등의 하등생물들과 격을 달리하는 강자다.

그 사실을, 그녀를 비웃고 있던 ‘무쌍의 만겁’은 몸소 깨닫게 되었다.

【……■■■■ ■■?!!】

베로니카의 뿔과 눈이 빛나기 시작한 순간, 그녀로서는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무쌍의 만겁’은 비명을 내질렀다.

산성액을 피부 아래에 주사한 듯한 통증이었다.

공격을 막거나 피하기에 충분한 거리를 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쌍의 만겁’의 충격은 더 컸다. 그는 베로니카의 공격을 분석하며 뛰쳐올랐다.

터엉─!!!!

현실감이 없을 만큼 넓은 군주의 처소가 협소해 보일 정도로 높은 도약이었다. 그는 몸에 자라난 흡혈관으로 연인을 안으려는 것처럼 베로니카에게 달려들었다.

“포옹은 사양이마. 기혼한 몸이니.”

베로니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접근하는 ‘무쌍의 만겁’을 가뿐하게 피해냈다.

〈공간이동〉을 통한 회피였다. ‘무쌍의 만겁’은 벽면에 달라붙어 고통을 참으면서 당혹했다.

─공간 마법?

차원 마법에 비하면 하등한 공간 계열의 마법!

그래도 ‘무쌍의 만겁’은 공간 자체를 낚아채거나 부수는 능력을 가지지 않았다. 회피에 집중한다면 간단한 〈공간이동〉을 연발하기만 해도 된다.

‘무쌍의 만겁’이 공격을 계속하지 않은 건 바로 그 저열한 마법의 발동속도 때문이었다.

─오딘의 유산, 마법은 코즈믹 에너지의 유도에 시간이 걸릴 터다.

─특히 시공간을 조작하는 마법이 저렇게 빠를 수는 없다.

그가 라그나로크를 겪으며 습득한 지식!

술식을 써서 코즈믹 에너지─마나─에 운동성을 부여하고 공간에 간섭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질량이 아무리 무거워도 추락하는 속도 자체가 빨라지는 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마법 실력이 뛰어나도 공간 마법엔 무시하기 힘들 수준의 발동 전 공백이 존재했다.

다른 마법이라면 실력 나름으로 해결될 문제긴 하지만, 시공간처럼 무거운 주체는 아무리 빨라도 1초 미만의 빈틈이 발생하고 만다.

예외는 법칙 자체를 무시하는 권능이나, 코즈믹 에너지를 유도할 것도 없이 얼음으로 바꿔서 수족으로 삼는 어느 마도신의 권능 정도밖에 없다.

마나가 현실에 작용하기까지 걸리는 1초 미만의 빈틈.

미천한 약자들이라면 모를까, 옛 지배자에게는 적의 수급을 몸통에서 분리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헌데 공간을 다루는 마법으로 우리의 공격을 피해내?

베로니카의 마법 발동속도는 그만큼 기이했다.

기이했기 때문에, ‘무쌍의 만겁’의 이해는 매우 빨랐다.

불꽃 한 점 없이 그들의 육신을 불태우는 마법, 이상하게 빠른 무영창 즉시 발동. 전부 마법에만 특화한 권능이라고 하면 앞뒤가 맞았다.

날렵하게 움직이는 ‘무쌍의 만겁’.

베로니카는 집중하며 그 동작과 특징을 살폈다.

“특기할 만한 재생능력과 산성 체액을 불어넣어 피식자의 몸을 녹여서 빨아들이는 흡혈기관.”

마법을 보조하는 반딧불이형 인공 정령을 띄운 베로니카가 속삭였다.

“허나, 그것을 제외하면 가장 하찮은 옛 지배자. 예언대로로구나. 네가 그 ‘무쌍의 만겁’이더냐?”

미래의 그녀가 남긴 수첩에 따르면, ‘무쌍의 만겁’은 상대적으로 약한 축에 속하는 지배자였다.

외신에 필적하는 존재들 사이에서는 초라한 적!

하지만 ‘심해의 군주’가 굳이 얼마 없는 힘으로 되살렸다면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일 게 자명하지 않은가.

백일몽의 영속성과는 다른 회복능력과 전투 중 발생한 현상으로 말미암아, 미래의 그녀는 ‘무쌍의 만겁’의 권능을 특정한 종류의 힘으로 추측했다.

‘재생과 부활의 권능이라고 했던가.’

아직 부활하기 일렀던 옛 지배자들을 되살렸던 건 ‘무쌍의 만겁’이다.

‘심해의 군주’는 그를 되살리고, 그의 권능으로 더 효율적인 부활을 꾀했던 것이다.

또한, 그는 9년 뒤의 미래에서도 본체가 나약한 탓에 상대적으로 인류에게 큰 피해를 입히지 못한 유일한 옛 지배자이기도 했다.

미래에서 그가 죽인 건 오직 어느 항구 영지를 지키던 바이콘들과, 그 도시의 영지민들뿐이었다.

그만큼 나약한 존재였기에, 베로니카는 별개의 공간으로 격리하고 혼자서 적을 토벌하러 왔다.

그녀라면 혼자서도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도 있었고, 다른 옛 지배자를 부활시키지 못하게 제일 먼저 해치워야 하는 적이었기 때문이다.

“재생력 외엔 별 볼 일 없군. 마스터 클래스가 되기 전의 네페르티티도 너보다는 빨랐느니라.”

베로니카는 상대를 깎아내리는 한편, 방심하지 않고 경계했다.

따닥, 따닥…!

집게발을 울리며 상황을 살피는 ‘무쌍의 만겁’.

그는 베로니카의 통렬하기까지 한 비판이나, 아직 선보이지 않은 능력을 들켜도 냉정한 채였다.

예언자의 존재는 예상하였으니, 어떤 식으로든 들켰으리라고 보는 게 합당하지 않겠는가.

그의 동포였던 예언자가 그에게 진실을 숨기고 방패로 써먹고 있는 것과 달리, 적에게 협력하는 예언자는 썩 협력적인 듯 했다.

─요르문간드를 찢어발긴 점으로 보면 상대해선 안 될 강자다.

─그러나 상관없다. 예언자의 상대는 예언자가 하는 게 온당하니.

치이이익…!!

그가 멈춘 사이에도 불꽃은 옛 지배자의 강인한 몸을 불살랐다.

“재생을 막는 마법이니라. 회복은 꿈꿀 생각도 말거라.”

베로니카가 준비한 몇 가지의 마법들은 ‘무쌍의 만겁’의 약점을 찌르고, 강점을 죽이는 것들이었다.

그녀의 권능은 【천변신의 고삐】. 미래로부터 지식을 빌려오는 미래예지 계열의 권능이다.

1달 동안 베로니카는 ‘무쌍의 만겁’을 해치우기 위한 마법을 10종류 이상 마련했다.

【■■■■ ■■■!!】

궁지에 몰린 채로, ‘무쌍의 만겁’은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도 무식한 돌격을 반복했다. 베로니카는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며 타격을 누적시켰다.

그건 옛 지배자의 풍격에 어울리지 않게, 닿지 않을 높이에 매달린 먹이를 낚아채려는 꼴불견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러는 동안에도 ‘무쌍의 만겁’의 내부는 끓는 마그마처럼 달아올랐고, 더는 열기에 버티지 못하게 됐을 때 목 부분이 녹아 떨어졌다.

─파칵!

열로 금속을 가공하는 것처럼, 시뻘건 용암처럼 끓는 찐득한 산성의 피가 울컥거리며 뿜어졌다.

허무하리만치 간단한 승리.

하지만 베로니카는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듯 지팡이를 쥐었다.

“……후. 헛짓거리하지 말고 일어나거라.”

그녀의 눈에는 아직 소멸하지 않은 적의 영혼이 보였으니까.

─끼기긱.

웃는 듯 뼈가 맞물리는 소리를 내면서 ‘무쌍의 만겁’이 일어났다.

마무리를 지으려고 다가갔다면 기습을 했겠지. 베로니카는 혀를 내두르며 살짝 그녀의 주인님을 흉내 냈다.

“위대한 지배자라는 족속치고는 사뭇 한심하군. 옹졸한 권능에 수준 낮은 전법. 그러고도 속으로 다른 종족을 비웃고 다닐 만큼 자신을 원대하다고 여길 수──”

그녀는 도발하다 말고 급하게 마법을 외웠다.

‘무쌍의 만겁’이 부활해서? 아니, 그렇지 않았다.

─끼기긱.

─끼기긱.

‘무쌍의 만겁’이 2마리로 증식했기 때문이다.

“……윽?!”

정보의 우위성이 거꾸로 패착을 낳았다. 그녀가 알지 못하는 정보는 베로니카에게 머리를 한순간 하얗게 만들었다.

공격당하기 전에 회피를 시도한 탓일까. 이동한 위치를 간파한 적들이 좌우로 협공을 시도했다.

─파앗!

또다시 다급하게 〈공간이동〉으로 회피하면서 반격을 시도했다. 마나를 아껴뒀던 만큼 무자비한 불꽃이 적을 덮쳤다.

‘무쌍의 만겁’의 약점, 습성을 알고 재생력까지 봉인했기에 그녀의 불꽃은 적을 또다시 한 마리로 줄였다.

─끼기긱.

─끼기긱.

─끼기긱.

하지만 그다음 순간, 베로니카는 세 마리가 된 ‘무쌍의 만겁’을 내려다봐야만 했다.

“……말문이 막히는 광경이로구나.”

벽면에 달라붙은 3쌍 6족의 흡혈생물을 보면서 베로니카는 소름이 돋았다.

적이 늘어났을 뿐이라면 아직 괜찮았을 것이다. 그녀가 오한을 느끼고 만 건, 2마리째 되는 적을 사살할 때 느껴졌던 스피드나 방어력 때문이다.

부활한 개체의 강함이 2배로 늘어 있던 것이다.

‘……그렇다면 3, 4마리째 되는 놈의 힘은.’

그녀의 생각이 마쳐지는 것보다 3마리의 공격이 빨랐다.

끼기기기긱─!!!!

처음 부활했던 개체가 속도에서 뒤처졌다. 앞서 부활한 개체는 처음 죽인 ‘무쌍의 만겁’보다 4배 정도의 스피드로 베로니카에게 엄습했다.

다시 한 번 〈공간이동〉으로 회피. 베로니카는 예상하지 못한 절망적인 상황에 입술을 깨물었다.

“미래의 나도 어지간히 허당인 모양이구나! 이런 중요한 정보를 쏙 빼놓다니!”

미래에서 재림한 ‘무쌍의 만겁’은 이 강화 부활 권능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심해의 군주’도 모르고 있었거나, 혹은 부활의 구조가 ‘백일몽의 영속성’에 의존한 것이겠지. 저 미래에서 시뮬레이션했던 카피본은 가짜였을 테니 그럴 만했다.

‘허나, 이 정도라면 아슬아슬하게 피할 수 있다!’

베로니카는 인공정령에게 마법을 준비시켰다.

옛 지배자가 아닌 그녀가 저들을 일시적으로 제압하고자 개발한 봉인 마법이었다.

‘빗나갈 확률은 높지만, 다른 여지가 없다!’

죽일수록 강대해지고, 늘어나는 적이라니?

그런 적을 상대로 공격을 퍼부어봤자 적을 도울 뿐이었다.

베로니카는 설명할 것도 없이 당연한 결론으로 공격을 멈췄다. 3마리 정도라면 어떻게든 봉인할 수 있을 거라는 냉정한 계산도 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당연한 사실이 있다.

베로니카가 알아챈 단점을, ‘무쌍의 만겁’이라고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까드드득!!!!

갑자기 2마리의 ‘무쌍의 만겁’이 제정신을 잃은 것처럼 서로 목을 물어뜯었다.

“──────.”

베로니카는 저들이 무엇을 하려는지 눈치챘다. 전율한 그녀가 시간에 쫓기며 마법을 완성하려고 했을 때였다.

─끼기기긱.

죽은 개체가 2배로 되살아나며, ‘무쌍의 만겁’이 5마리로 증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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