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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 능력이 현실로-121화 (121/126)

〈 121화 〉 이세연과 데이트

* * *

이진석의 손에 들린 끈으로만 이루어진 속옷을 본 이세연은 자신의 기준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음란한 속옷에 표정을 구겼다.

“이런 걸 어떻게 입으라는 거야.”

평소 음란한 것을 좋아하는 그녀가 보기에도 매니악한 속옷.

젖꼭지와 가슴은 그대로 드러내고 아래는 보지와 항문까지도 프리패스처럼 모두 개방되어있는 음란 그 자체의 속옷에.

당황한 이세연은 도저히 남 앞에서 입을 만한 속옷이 아니라 거절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못 입겠어. 미안한데 다시 돌려놔 줄래?”

“이건 좀 그런가...?”

“좀 그런 수준이 아니라 그냥 속옷이 아니잖아.”

“알았어. 내가 지나쳤네, 미안해.”

음란한 걸 좋아하는 이세연이라 이런 속옷도 간단하게 입어줄 줄 알았는데.

진심으로 싫다는 그녀의 얼굴을 보자 나는 결국 손에 들은 끈 속옷을 가지고 탈의실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옷을 모두 갈아입고 탈의실 밖으로 나온 이세연은 아까 입은 속옷이 마음에 들어.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속옷을 세트로 골라 결제를 마치고 쇼핑백 안에 넣었다.

“진석아 어디 있...?”

쇼핑백을 그대로 든 이세연은 매장 안에 있는 이진석을 찾다가 옆에 있는 속옷을 하나 보았다.

그 속옷은 이진석이 아까 입어달라고 말했던 끈으로만 이루어진 속옷이었는데.

다시 봐도 도저히 입을 만한 수준이 아니라 고민하던 이세연은 방금 전 탈의실에서 본 그의 얼굴이 맘에 걸렸다.

마치 어린이날 놀이공원에 놀러간다고 했다가 비가 와서 못 간다는 말을 들은 아이처럼.

잔뜩 기대하고 있다가 이루지 못 한다는 것에 시무룩하게 풀이 죽은 그 모습.

“에휴...”

그렇게 한참을 그 속옷을 보던 이세연은 결국 한숨을 쉬더니 다시 점원에게 다가갔다.

이세연이 탈의실에 나와 속옷 구매를 마쳤을 때 설마 그녀가 그 정도로 싫어할 줄은 상상도 못해.

사과를 하고 탈의실을 나온 나는 손에 들은 속옷을 다시 있던 자리에 원래대로 두고 잠깐 화장실에 다녀왔다.

“찾아봐도 안 보이던데. 어디 있었어?”

“아 미안, 잠깐 화장실 다녀왔거든.”

“말이라도 해주고 가지.”

“금방 갔다 올 생각이라 갔는데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옷은 다 구매한 거야?”

“아니 이제 하나 골랐으니까 다른 것도 좀 보려고.”

다행히 크게 화가 나지는 않았는지 아무렇지도 평소처럼 반응하는 이세연과 함께 속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건 어때?”

“오, 그거 괜찮다.”

보통 브라보다 면적이 조금 적어 G컵의 이세연이 입는다면 옆으로 살덩이들이 삐져나올 속옷.

팬티는 엉덩이가 모두 드러나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비키니 팬티처럼 엉밑살이 약간 보이는 정도였다.

여자가 입는 비키니보다 조금 작은 사이즈처럼 보이는 그 속옷에 나는 좋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속옷을 하나 더 고른 이세연은 이제 평소 일하면서 레깅스를 입을 때.

팬티라인이 드러나 보이지 않도록 입을 티팬티를 구매하기로 했다.

요새는 엉덩이 부분이 두 겹으로 나와 팬티라인을 가려주기 때문에 상관없기는 하지만

엉덩이가 두꺼운 레깅스를 입으면 탈 한국인의 골반을 가진 그녀로서는 꽉 끼는 느낌이 있어 차라리 티팬티를 입는 게 더 좋았다.

“세연아 이건 어때?”

“어떤 건데?”

티팬티를 전시해놓은 코너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둘러보다 나는 디자인이 예뻐 보이는 팬티를 하나 골라 보여줬다.

내가 고른 팬티는 검은색으로 만들어져 아래에는 천이 얇게 덧대 여진 티팬티였는데.

밖에 나갈 때나 집에 입기 편하도록 만들어진 검정색 티팬티였다.

“전에 고른 것보다 훨씬 괜찮은데?”

“에이 싫어할 줄 알았으면 그런 거 안 골랐지.”

이세연은 내가 또 상당히 야한 팬티를 고를 줄 알았는지 놀리면서 말하자.

그때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쳐다봤던 그녀의 얼굴을 떠올리며 넘어갔다.

이후 여기저기 돌아보면서 원하는 내 취향에는 부족하지만 그래도 야한 이벤트 속옷도 몇 개 고른 우리는 카운터로 갔다.

“이거 모두 포장해주세요.”

“이거 다 맞으신가요?”

“네.”

이벤트 속옷이랑 평상시에 입을 속옷들을 고르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양의 속옷을 들고 가자.

직원은 우리가 들고 있는 속옷의 양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진심이냐는 듯이 물었다.

직원이 모든 포장을 끝내고 그녀가 카드로 결제하려는 때.

아까 미안한 것도 있고 나랑 하기 위해서 고른 속옷들도 몇 개 있어 내 카드를 내밀어 결제를 맡겼다.

“내가 계산하려고 했는데...”

“밥은 네가 샀으니까 이 정도는 사게 해줘. 내가 원해서 고른 것도 몇 개 있잖아.”

“그래도...”

“결제 해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싸울 조짐이 보이자 직원은 잽싸게 내 손에 있는 카드로 결제를 마쳤다.

그렇게 마음에 드는 속옷을 모두 구매하고 양손 가득 돌아가려 하는 순간.

이세연이 나를 잡아 세워 잠시 탈의실 좀 갔다 와야겠다고 말했다.

“진석아 나 아까 탈의실에 뭐 두고 온 것 같아서 잠깐 다녀올게.”

“그래, 들고 있는 짐은 나한테 맡기고 다녀와.”

“아니야, 네가 거의 다 들어줬는데 이 정도는 내가 들어야지. 잠시만 기다리고 있어.”

“알았어. 나는 입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게.”

말을 마친 이세연은 곧바로 탈의실로 향했고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백화점 입구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진석과 헤어지고 탈의실에 도착한 이세연은 들어가자마자 짐을 내려놓고.

골반에 딱 달라붙어 있는 치마를 올려 애액이 묻은 흔적이 흥건하게 남아있는 스타킹과 팬티를 벗었다.

“찝찝해서 죽는 줄 알았네.”

스타킹과 팬티를 함께 벗으면서 아까 식당에서 넣어둔 화장지를 빼낸 그녀는 애액이 묻은 상태로.

말라서 살짝 딱딱하게 굳어진 팬티와 스타킹을 모두 벗어버렸다.

필라테스로 다져진 탄탄한 허벅지와 선이 아름다운 정강이 고운 발까지 모두 드러낸 그녀는 자신이 내려둔 쇼핑백 중 하나를 골라 꺼냈다.

그 안에서 이진석이 자리를 비웠을 때 몰래 산 스타킹과 방금 산 속옷 세트를 하나 꺼낸 뒤.

오늘의 마지막은 그와 섹스하기로 정해져 있어 위에 옷까지 모두 벗어버렸다.

커다란 가슴을 감싸고 있는 브라까지 모두 벗어버리고 평상시 입기 위해 산 속옷 세트를 꺼내 입었다.

검정색에다 아무런 무늬가 없는 브라.

아래는 이번에 모두 티팬티로 구매한 검정 팬티.

이미 애액은 휴지를 축축하게 적신 뒤 다 마른 상태였기에 빠르게 옷을 갈아입었다.

“생각보다 더 괜찮네?”

속옷을 모두 입고 나서 앞에 비치된 거울로 이리저리 몸을 살펴본 뒤 감상평을 한 번 말한 그녀는 스타킹을 뜯어 신었다.

길게 늘어진 스타킹을 두 손에 모아 예쁜 발가락 여자치고는 큰 키에 비해 작은 발 선이 아름다운 정강이 탄탄한 허벅지를 지나쳐 상당히 큰 골반까지 능숙하게 씌워 입는 걸 마쳤다.

그동안 애액이 묻어 신경 쓰였는데 이제는 뽀송뽀송하게 마른 팬티와 스타킹을 입게 되자.

뭔가 청결해진 기분이 든 그녀는 벗어놨던 옷을 차려 입고 웃으면서 탈의실을 나와 이진석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미안해, 많이 기다렸지?”

“아니, 나도 가까운데 둘러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

탈의실에서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꽤 오래 걸리는 이세연을 기다린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말했다.

“그럼 이제 살 건 다 산 건가?”

“응, 더 살 거 없어 여기가 그나마 내 사이즈에 맞는 속옷들이 있어서 온 거거든.”

“그렇기는 하지.”

자신에게 맞는 속옷이 없다는 말에 그녀의 탈 한국인 크기의 가슴과 골반을 가진 몸매를 떠올리며 동의했다.

이제 더 이상 구매할 게 없다는 이세연의 말에 나는 그녀를 데리고 백화점 밖으로 나왔다.

“오늘 시간 상관없지?”

밖으로 나와 차에 오른 이세연은 내게 혹시 다른 약속이 있는지 물었다.

“아니 오늘은 프리한데 왜?”

“그럼 우리 동물원 가자.”

“갑자기 동물원을 가자고?”

“응, 나 동물 안 본지 오래됐거든 이번에 새로 개장한 곳이 있다는데 거기 한 번 가보고 싶어.”

이대로 바로 섹스하러 가기에는 그와 함께 더 시간을 보내고 싶었던.

이세연은 이번에 새로 개장한 동물원으로 가서 그와 동물들을 보며 하는 평범한 데이트가 하고 싶었다.

‘평소에는 맨날 섹스만 하느라 다른 건 못하니까.’

물론 저번에 호수에서 야경을 보며 산책을 하기는 했지만 그런 추억을 더 쌓고 싶은 이세연이었다.

“그래, 가자.”

“고마워 진석아!”

동물원을 가자는 말에 이세연은 활짝 웃으면서 내 입술에 가볍게 키스를 해주었다.

그렇게 동물원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차에서 이야기하기를 잠시 1시간 조금 걸리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도착했다.”

“고생했어. 진석아.”

원래라면 별로 걸리지 않는 거리지만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이곳 동물원으로 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몰려 차가 꽤 막혔다.

이세연이 고생했다면서 어깨를 주물러주는 안마를 잠시 받은 나는 곧 차에서 내려 매표소로 찾아갔다.

“성인 두 매요.”

“24000원입니다.”

성인표 두 매를 구매한 뒤 이세연에게 다가간 나는 그녀가 팔짱을 끼자 자연스럽게 몸을 붙이며 걸었다.

“진석이 너는 동물원 얼마 만에 와봐?”

“음...고등학생 때 이후로 온 적 없으니까 한 6년 정도겠네. 세연이 너는?”

“나는 성인 때 친구들이랑 한 번 왔으니까 이제 5년 정도 됐겠다.”

서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던 나는 갑자기 예전에 이세연에게 덤비던 놈팽이가 생각났다.

“세연아 그런데 지금 학원은 어때 그때처럼 행패부리는 놈은 없어?”

“어? 응...그 정도로 행패부리는 사람은 없는데, 그래도 다들 한 번씩 찔러보는 것 때문에 많이 귀찮아.”

“저번에 내가 가서 남자친구 있다고 했는데도 그러는 거야?”

“그 사람들 돈 많잖아. 대부분 너보다 자기가 더 대단하다고 생각해서 찔러봐.”

“이거 답도 없는 발정 난 개새끼들이었네. 다음에 한 번 가야겠다.”

저번에 분명 남자친구가 있다고 당당하게 밝히면서 덤비는 한 놈까지 혼내준 것 같은데.

남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돈 많다고 비벼보려 하다니 내 암컷이 하등한 수컷에게 노려진다는 말을 들에 화가 차올랐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돼. 나도 너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는 생각 없으니까.”

자신이 다른 수컷들에게 노려지고 있다니까 화를 내는 이진석의 듬직한 모습을 보자.

이세연은 아랫배가 찌잉거리는 느낌과 함께 원래도 매력 넘치는 그가 오늘따라 더 매력적이게 보였다.

“혹시라도 도를 넘는 진상이 있으면 말해. 내가 찾아가서 말해줄 테니까.”

“응, 꼭 말할 게 그때 와서 다른 사람한테 다 알려줘.”

다른 남자에게 듣는다면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수강생들의 재력을 생각해 참으라고 하겠지만.

그때 봤던 이진석을 떠올린 그녀는 뭔가 모르게 듬직한 그의 대답에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

그리고 그런 그녀의 애교를 섹스할 때 말고는 처음 들은 나는 입꼬리가 풀리려는 걸 억지로 참았다.

‘섹스할 때만 봤었는데 평상시에도 귀엽네.’

평상시에는 내 나이가 더 어리다보니까 자신도 모르게 연상 티를 내려고 하는데.

옆에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줘 그런지 내게 아양 떠는 이세연의 모습이 나이 어린 연하처럼 귀여워 보였다.

“이제 동물들 보러 들어가자.”

“응!”

속옷매장에서 한 데이트는 그녀의 기분을 상하게 했으니 실패라고 볼 수 있었지만.

동물원에서는 필히 완벽한 데이트를 만들겠다 다짐하며 그녀와 팔짱을 낀 채 우리는 입구에서 표를 보여주고 들어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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