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작곡천재 리얼돌 프로듀서-144화 (144/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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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미친듯 쓰다보니 용량이..ㅠㅠ 피곤하네요.

매일 12시에 맞춰 가까스로 올리는 이 미친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란~ 그래도 이쯤되니 뿌듯합니다.

항상 선작, 댓글, 추천은 사랑입니다. 홍보도 좀 많이 해주시구요. ㅠ

빌보드 석권?

빌보드 앨범 차트의 1, 2위가 같은 작곡가의 곡이라는 것과 그 작곡가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국내 연예 언론사들은 난리가 났다. 왜 이런 사실을 아무도 몰랐는지 데스크에서 강한 질책이 쏟아졌다.

“야, 너희 아무도 몰랐어? 어떻게 저런 작은 신문사에 이런 특종을 뺏겨? 이 무능한 놈들… 얼른 나가서 뭐라도 알아와.”

언론사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 무렵 정작 당사자는 매우 태평한 얼굴로 귀를 후비며 크리스티안에게 전화하고 있었다.

“크리스티안, It's been a while… 잘 지내고 있냐?”

―Hey… 케이! 오랜만이네. 한국은 별일 없고?

“한국에서 밀린 일을 하느라 바빴어. 너는 에밀리랑 잘 지내고 있냐? 기둥서방질만 하면 안 된다. 그런데 에밀리는 앨범을 내면 좀 알려주든가 하지 말야. 나 지금 알았잖아.”

―아… 그거? 에밀리도 그렇고 여기 스태프도 그렇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 여기 미국도 난리가 났거든. 에밀리의 그 자전적인 가사 때문에…….

“아니… 들어보니 처음 만든 가사보다 더 적나라하고 자세히 써놨던데 무슨 심산이래?”

―나도 몰라. 여긴 그거 때문에 아주 난리다. 국민 여동생들끼리 서로 인터뷰하고 SNS로 치고받고 싸우고… 게네들 전 남자 친구들은 잠적하고…….

“흐미… 그럴 만하겠네. 아무튼, 네가 옆에서 멘탈 관리 좀 잘해줘라. 또 약물에 손 안 대게 말이야.”

―그건 걱정 마. 에밀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힘이 넘치니까.

“그럼 다행이고.”

―아무튼, 그 이슈 때문에 이번 앨범 대박 났어. 세상에, 빌보드 2위라니? 에밀리가 이런 성적을 낸 건 처음이야. 예전에 18위인가? 그게 최고 성적일걸? 물론 네가 만든 곡이 상당히 좋았다는 것도 히트한 이유 중 하나기도 하지…….

“곡이 좋았다는 게 히트의 일등 공신이라는 게 팩트지, 인마. 아무리 자전적인 가사를 써봐라. 곡이 안 좋으면 누가 듣겠냐?”

―네, 잘 알았고요. 잘난 척 좀 그만해라. 짜증 나니깐.

“그런데 에밀리는 뭐라고 안 해?”

―뭘?

“하긴 넌 모를 수도 있겠다. 지금 에밀리 위에 있는 가수가 누군지 알아?”

―아… 그거 케이팝 가수잖아. 보이밴드. 에밀리가 그러는데 요즘 게네들이 음반 내면 거의 1등 한다던데?

“그걸 누가 작곡했을까?”

―설마 그 새끼가 너냐? 에밀리의 앞길을 막은 놈?

“그래, 나다. 빌보드 1등 작곡가 일렉케이 님! Dude!”

―…….

“나 대신 에밀리에게 미안하다고 좀 전해줘라. 그거 때문에 너한테 전화했다.”

―자랑하려는 거 아니고?

“아냐, 인마. 에밀리한테 말하라고. 일부러 그런 거 아니라고… 나도 에밀리 음반이 .EXE하고 같이 나올 줄 몰랐어.”

―알았어. 사실 에밀리도 설마 .EXE하고 경쟁할 줄 몰랐대. 그게 더 기쁘다고 하던데…….

“그럼 다행이고. 나 바쁘니까 꼭 전해라.”

―그래, 나중에 전화하자.

강전기는 자신의 곡이 포함된 앨범이 동시에 1, 2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에밀리의 남친이 된 크리스티안에게 제일 먼저 연락한 것이다.

“아니, 도대체 어떤 난리가 났길래 저러지?”

그는 호기심이 생겨 미국 인터넷 언론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마침내 포텐을 터트린 에밀리의 화려한 복귀!]

에밀리 로버츠의 신곡은 과거의 자신에 대한 철저한 자기 고백이다. 그녀가 왜 정신적으로 힘들었는지, 그렇게 스스로가 망가졌는지에 대한 고찰이었다.

「헤이 몬타나」의 골수팬이었다면 그녀의 가사를 듣고 이 러브 스캔들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쉽게 추측 가능할 것이다. (이미 누군가가 철저히 분석해 놓은 글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그리고 그 스캔들에 대해 술안주 삼아 재미있게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런 피상적인 가십거리 논란보다는 이 앨범에서 보여준 그녀의 가창력을 극찬하고 싶다. 국민 여동생 3인방 중 압도적인 가창력으로 최대의 팬덤을 구축했던 가수답게 이번 타이틀곡에서 그녀의 매력적인 보컬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논란과 별개로 음악적 성과가 탁월하다는 뜻이다.

그게 바로 빌보드 순위로 반영되고 있다. 그녀의 매력적인 보컬을 극대화한 곡에도 찬사를 보낸다. 최근에 들었던 곡 중에서 최고의 곡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중략…)

[에밀리 로버츠의 어두웠던 과거를 말하다]

[에밀리, 친구의 애인이었던 두 남자에게 버려지다]

[국민 여동생 3인방의 러브 스캔들!]

[에밀리가 약물 중독에 빠진 이유]

[논란의 중심 에밀리! 과연 상처를 극복한 것인가?]

[매들린 스티븐슨 이제는 나와 상관없어. 제이슨과는 진즉 헤어진 사이]

[줄리아와 매들린은 불륜을 알지 못했다]

[줄리아 드디어 더스틴과 끝장내나? 반복된 이별과 재결합의 역사!]

[국민 여동생 3인방의 현재 관계에 대한 분석]

미국 언론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집요했다. 예전에 있었던 일을 먼지 한 톨이라도 다 털겠다는 태도로 에밀리의 스캔들을 파헤치고 있었다.

십 대 때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그들이라 스캔들의 파장이 어마어마했다. 더구나 줄리아와 매들린은 아역 이미지를 벗고 자리를 잡아 슈퍼스타가 된 터라 언론의 공세가 더욱 심했다.

처음에 에밀리는 절친들의 남친과 바람을 피운 나쁜 년으로 매도되기도 했으나, 그녀가 그들에게 접근한 때가 줄리아와 매들린이 전 남친들과 헤어졌을 때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다시 여론이 급반전했다. 자연스러웠던 접근이었다는 게 현재의 분석이었다.

다만 에밀리가 더스틴과 제이슨에게 먹버를 당했다는 자극적인 내용이 2차, 3차로 재생산되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에밀리로서는 수치스러운 일이었으니까.

멘탈이 흔들릴 만도 하지만 에밀리의 정신 상태는 매우 평온했다. 마치 십자군 원정을 떠나는 크루세이더의 일원처럼 어떠한 기사에도 흔들리지 않고 인터뷰를 하고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그 노력 때문이었을까? 대중들은 그녀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노래가 고달픈 삶의 치유제가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되었다.

에밀리는 음악 평론가들에게서 훌륭한 음악성과 가창력을 인정받으며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곡을 만든 일렉케이에 대해서도 누구인지 궁금증을 표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가기 시작했다.

“와… 얘네들이 진짜 인지도가 높고 인기가 많았던 모양이구나. 난리네, 난리야.”

지이잉― 지이잉―

그때, 스마트폰에 발신자로 리부트 엔터 이민영 대리의 이름이 떴다.

“여보세요? 이 대리님?”

―강 피디님, 큰일 났어요. 기자들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일렉케이 연락처 좀 알려달라고 난리네요. 심지어 회사 앞에서 죽치고 있는 사람도 있어요.

“네? 벌써요? 기자들이 어떻게 알았지?”

―피디님 신상은 아직 안 털린 것 같은데 아마도 곡을 낸 곳을 들쑤시는 것 같아요. 리부트 엔터에서는 소울퀸즈의 곡을 작곡했으니 그럴 거고, 아마 케이 라임 소속사에도 문의가 엄청 많이 가나 봐요. 빅샷이나 다인기획도 마찬가지고요. 어떻게 하느냐고 저희 쪽으로 연락이 왔거든요?

“허… 벌써 귀찮아지네요.”

―피디님, 그렇게 태평할 때가 아니에요.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와 2위를 동시에 등극한 가수 기록은 역사상 열 번 정도에 불과할뿐더러 작곡가는 더 드물지도 모른대요. 더군다나 한국인으로서는 전무하니 난리가 날 수밖에 없죠.

“알겠습니다. 아직은 발표하면 안 되는 거 아시죠? 내일 KM 미디어의 여러 채널에서 「걸그룹 4차 대전」 프로그램 광고 영상으로 소개될 예정이니까요. 다른 소속사에 말씀 좀 잘해주세요. 어차피 내일이면 자연스레 밝혀질 거라고만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때까지 정체가 밝혀지지 않으면 다행이죠.

“설마요…….”

그 뒤로도 그의 정체를 아는 사람들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 사람들에게 똑같은 주의를 시킨 강전기가 스마트폰을 아예 꺼버리고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내가 작곡가 일렉케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누가 있지?’

머릿속으로 하나둘씩 떠올려보는 강전기였다. 뮤직넷과 회사 식구들을 제외하면 유하리, 황아영, 케이 라임, Kstream 미디어, .EXE, 빅샷 ENT 일부, 블루비, 다인기획의 헨리 피디 정도였다.

‘이 중에서 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곳은 다인기획 정도인가? 하지만 다인기획도 「걸그룹 4차 대전」에 출전한단 말이지.’

자신이 놓쳤을 사람도 있을지도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딱히 자신의 정보가 미리 털릴 가능성이 상당히 작아 보였다.

‘뭐, 하루만 참으면 다 공개되는데… 기민이 형 쪽 한 피디님이 잘 터트려 줘야 하는데 어떻게 포장할지 궁금하네. 쩝…….’

강전기는 약간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간 쌓아온 경험으로 최대한 담담해지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자꾸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었나 보다. .EXE가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사실은 예측했지만, 에밀리의 곡이 동시에 빌보드에 2위로 오르다니!!

그는 눈을 꼭 감으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고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거울 앞으로 다가갔다. 두 눈을 들어보니 잘생긴 자신의 얼굴이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을 한참 동안 지켜보던 그가 갑자기 자신의 뺨을 후려치기 시작했다.

‘오늘만 기뻐해라, 강전기! 네 노래가 아무리 좋아도 가수발을 등에 업었다는 것은 인정해야 하는 사실이야.’

그는 자신의 목표를 떠올렸다.

그것은 자신이 제작한 걸그룹이 1위를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 1위는 너무 쉽다. 이미 빌보드도 1, 2위를 동시에 해버린 나니까. 곡을 썼다 하면 히트를 시키는 내가 너무 무섭다.’

강전기는 어떤 것을 목표로 해야 할지 차분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 같아 커피 한 잔을 들고 빌라 옥상으로 올라갔다. 홍대 근처라 그런지 어둑해진 저녁이었지만 아직도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신 그가 난간에 기대며 생각을 정리했다.

‘우선 먼저 핑크엔진으로 1위를 노린 후 독립해서 회사를 세운다. 그리고 최소 다섯 팀의 각기 다른 걸그룹을 제작해서 최강의 걸그룹 제작사가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기획사가 되는 거지. 음…….’

실로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다. 다섯 개의 톱 팀을 꾸린다, 라……. 그야말로 미친 기획!!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강전기는 거의 질 뻔한 위기에서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중얼거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국가대표 펜싱 선수처럼 자기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있었다.

‘아, 참. 은하는 데리고 가야지. 제2의 아이윤이 될 아이니까.’

그는 방으로 돌아와 아무 생각 없이 TV를 켰다. 아홉 시가 되어가는 시간이었다.

갑자기 뉴스의 작은 코너에서 .EXE의 음악이 흘러나왔다. 여자 앵커가 .EXE의 뮤직비디오 화면으로 걸어 나오며 뉴스를 전하기 시작했다.

[안녕하십니까? 정하은입니다. .EXE가 드디어 팬과 한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들은 완벽하게 그룹을 정비해서 3월 1일 곡을 발매했는데요. 정확히 오늘 빌보드 200, 1위에 올랐습니다. 벌써 세 번째 1위 등극이라 그런지 이제는 그들의 1위 소식이 새로운 소식이 아닌 것 같이 느껴집니다. .EXE는 12월 말에 뉴욕에서 공연 중 테러를 당하고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소식통에 따르면 완벽하게 후유증에서 벗어났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빌보드 200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거의 광풍에 가까울 정도로 신드롬이 불고 있습니다. 지금 노래 들리시죠?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런 케이팝다운 노래가 이제는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는데요. 오늘 더 대단한 일이 한 신문사를 통해 널리 알려졌습니다. 바로 빌보드 200의 1위, 2위의 곡을 만든 작곡가가 바로 한국인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앵커가 바라보는 방향을 바꾸자 화면이 바뀌었다. 사람의 검은 그림자 실루엣이 등장하고 그 실루엣 위에 커다란 물음표가 들어가 있었다.

[그 두 곡을 작곡한 한국의 작곡가는 다름 아닌 일렉케이라는 작곡가였는데요. 소울퀸즈의 곡과 인터넷 가수였던 케이 라임의 곡을 썼다고 알려졌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불행한 무대 추락 사고를 당했던 블루비의 최신곡 「세뇨리타」를 작곡했다고 합니다. 아직 그의 정체는 베일에 싸여있지만, 비공식 소식통에 따르면 내일 정체가 공개된다고 합니다. 이렇듯 최근 케이팝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데요…….]

강전기는 뉴스에 나오는 자신의 소식을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이거 실화냐? 내가 뉴스에 나오다니?’

빌보드에서 1위 했다는 사실보다 더 안 믿겼다. 왠지 빌보드는 먼 나라 일처럼 실감이 안 났지만 저녁 뉴스는 자주 보던 거라 그 감회가 남달랐다.

‘와… 정말 내일 난리가 나겠구나.’

그리고 다음 날 오전부터 KM 미디어 채널에서는 「걸그룹 4차 대전」에 대한 광고가 일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화면은 자극적인 문구로 대중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정작 영상은 일렉케이의 얼굴에 모자이크가 들어간 화면이 송출되기 시작했다.

빌보드 1, 2위를 동시에 석권한 천재 작곡가 일렉케이!

[안녕하십니까? 작곡가 일렉케이입니다. SSJ 연습생 출신…….]

그가 뮤직넷의 새 프로그램 「걸그룹 4차 대전」에서 마침내 정체를 공개합니다!

바로 화면이 바뀌고 비장한 음악이 흘러나오며 각 기획사의 데뷔 조 멤버들이 춤을 추는 흐릿한 영상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걸그룹 1세대 핑키, 2세대 소녀세븐, 3세대 마이하트에 이어 4세대 퀸은 누가 될 것인가?

5월! 뮤직넷에서 여덟 개 기획사의 최고 프로듀서와 그들이 키운 신인 여덟 팀이 피가 튀는 처절한 전쟁에 참전합니다. 채널 고정!

[제가 직접 프로듀싱한 걸그룹이 5월에 「걸그룹 4차 대전」에 출격합니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다시금 모자이크 처리된 강전기의 영상이 흘러나오며 광고가 끝났다.

「걸그룹 4차 대전」은 일렉케이 효과와 거대한 시너지를 일으키며 곧바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했다.

1위 : 걸그룹 4차 대전

2위 : 작곡가 일렉케이

3위 : 걸그룹 4차 대전 참가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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