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8)

음... 따뜻해.... 

포근한 느낌이 들어 뭔지 모를 따뜻함을 파고 들었다. 푹신해... 

푹신한 그것은 갑자기 나를 감싸안았다. 뭐지....? 

순간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눈앞에는 아버지가 나를 내려다보며 말을 걸었다. 

"잘잤니?" 

어리둥절한 시간이 지나고 그 기억이 되살아나자 얼굴이 화상이라도 입은 듯 불타올랐다. 

"하하하하.... 얼굴에서 김이 나는걸? 너무 귀여운데....." 

아버지는 크게 소리내어 웃으면서 나를 꽉 끌어안았다. 그리고 내 어깨에 고개를 묻고 뜨거운 숨을 내쉬고 혀로 쓸어 올렸다. 갑자기 피부가 달아올라 아래쪽의 느낌이 달아올랐다. 

웃는 소리가 들려 창피해서 아버지를 밀어내려고 손을 뻗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계속 내 목덜미를 빨아올리자 페니스가 단단해지고 있었다. 창피하고 싫은 느낌에 눈물이 나왔다. 

"그....그만...해요" 

작은 목소리로 겨우 말을 했지만 아버지는 뜨거워진 페니스를 밀어붙이며 나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허벅지에 아버지의 굵은 페니스가 느껴지자 어제의 기억이 떠올라 엉덩이가 욱씬거리는 게 느껴졌다. 

"......여전히 민감하구나.... 어제 지쳐서 기절해버린 몸 같지 않아..." 

어느새 아버지는 그 커다란 손으로 내  페니스를 쓸어 올리고 있었다. 저항할 수 없는 감각에 나도 모르게 아버지에게 달라붙어 허리를 비볐다.  

"하루만에 이렇게 음란해 지다니... 너무나 귀여워서 견딜 수가 없겠는걸.... 자, 내 목에 손을 걸쳐봐" 

시키는 대로 목에 손을 두르고 허리를 더 가까이 붙이자 안타까운 감정이 지나갔다.  

뭔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 음란한 몸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나..... 거기에.....넣어줘요" 

내가 생각하기에도 너무나 당돌한 말을 내뱉었다. 내가 한말에 놀라 굳어버린 나와는 달리 아버지의 손가락은 기다렸다는 듯이 내 엉덩이 사이의 구멍으로 미끄러져 들어왔다. 계속되는 삽입에 익숙해져 있었던 탓인지 손가락은 저항 없이 깊은 곳까지 밀려들어와서 안을 휘저었다.  

"아앙.....응..." 

거침없이 흘러나오는 신음소리를 신경 쓸 여유도 없이 내 몸은 다른 자극을 원한다는 듯이 들썩거렸다. 

"네 안 아직도 뜨겁구나. 그렇게 많이 찔러주었는데도 더 원하고 있어. 손가락으로는 싫 

은 거지? 다른 것을 가지고 싶은 거지? 원한다면 말해봐. 무엇을 원하는지... 다 해줄 테니까" 

부드러운 말과 함께 손가락은 내벽을 긁으며 가장 느껴지는 부근을 짓누르고 있었다. 

"아앗....으응...." 

"자 말해봐 무엇을 원하는 거야?" 

귓가에 불어넣어진 뜨거운 숨에 더 참지 못할 상태로 가버리게 했다. 

"아....그것....응..." 

"뭐? 그것이 뭔데?" 

알고있으면서 모르는 척 하는 아버지가 미우면서도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생리적인 눈물이 흐르며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적셨다. 

"...그....페니...아아." 

말하는 도중에도 계속되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신음소리를 흘릴 수밖에 없었다. 

너무해... 정말... 

"알았어. 이제 네가 원하는 걸 줄게" 

손가락이 갑자기 빠져나가더니 밑에 뜨거운 것이 닿았다. 그대로 쑤욱 집어넣어진 그것은 이젠 아픔 없이 나를 꿰뚫었다. 엉덩이가 수축하며 그것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을 알고 긴장한 순간 그것이 엄청난 힘으로 내벽을 찔러 올렸다. 밖으로 나오지 못한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쾌감에 빠지고 말았다. 

"헉... 온몸이 네 안에 다 들어가 있는 느낌이야. 너무나 좁아서 내 것을 다 뽑아 올릴 것만 같아" 

거친 숨을 내쉬며 계속 나를 밀어붙이던 아버지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피스톤질을 시작했다. 

아버지에게 깔린 자세로 누워 다리를 흉하게 벌린 채로 타액을 흘리며 신음을 흘려대는 것도 아무런 수치가 들지 않았다. 다만 내 애널을 찔러 들어오는 그 페니스에만 온갖 신경이 쏠려 그곳만이 살아 있는 것 같았다.  

페니스가 들어오면 강한 힘으로 조여 올리고 조임이 풀릴 땐 페니스는 조금 후퇴했다가 곧바로 더 깊게 찔러 들어온다. 점막은 페니스를 기억하고 있다는 듯이 뜨겁게 옭아매듯 조이고 있고 엉덩이 바깥쪽의 구멍은 잘도 움찔 움찔거린다. 

페니스가 내벽의 어느 곳을 건드리자 몸에 하얀 스파크가 일어나며 부르르 떨렸다.  

내 머리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아... 

미친 듯이 교성을 지르며 아버지의 허리에 다리를 감고 끌어 안았다. 

"아앗~ 더... 더 깊이...아아앗" 

페니스는 격렬하게 그곳을 집중적으로 찔러주며 안으로 더욱 깊은 곳으로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여기까지가 한계라고 생각하며 정신을 놓으려는 순간 내장 깊숙하게 강한 힘으로 밀려들어오는 페니스에 다시 한번 스파크를 느끼며 사정하고 말았다. 동시에 내 안에서도 따뜻한 뭔가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의 힘은 없는 듯 다리가 풀리고 엉덩이가 느슨해졌다. 질량을 줄인 페니스는 내벽을 건드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빠져 나갔다. 동시에 엉덩이에서 정액이 주르륵 흐르고 말았다. 

"좋았어? 굉장했어...." 

조심스레 나를 껴안은 아버지가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달콤했어.... 

".... 너는 내 것이야....." 

마음속에 무언가가 차오른다. 아무런 말도 아무런 움직임도 할 수 가 없었다. 

"네가 태어난 것은 내게 있어선 행운이었어. 작고 귀여운... 내 아기..." 

난 이미 아기는 아니었다. 난 열일곱살의 고등학생이고 이제 아버지의 아기로는 돌아 갈 수 없었다. 

어쩌면 오래전 부터 아버지를 이런 식으로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그 남자다운 냄새와 나에게 다정한 눈빛. 아니라고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울고 싶어졌다. 소리를 내어 울고 말았다.  

나도 어쩔 수가 없는 걸까... 

"..... 왜 우는 거야? 화가 난거니? 네게 용서받을 수 없을 거란 거 잘 안다. 하지만 이대로는 견딜 수가 없었다. 미쳤다고 해도 좋아. 네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이 감정은 계속 된 거니까... 날 더럽다고 욕하렴..." 

왜인지도 모르는 채 눈물은 계속 흘러 넘쳤다. 참을 수가 없었다. 

".... 미안하다. 지금 만이라도 좋으니까 내게 기대서 울어 줘. 너를 달래주고 싶어" 

"..............싫어.." 

내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던 아버지의 손이 경직되었다. 

"....나 아버지 아기는 더 이상 싫어.... 다른.... 다른 의미가 좋아...." 

한순간 움직이지 않던 손이 내 등을 거칠게 끌어 당겼다. 숨이 막힐 것 같았지만 기분이 좋았다. 

".... 기대해도 좋은 거냐? 나 용서 받을 수 있는 거냐?" 

큰소리로 외치듯이 물어오는 아버지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대답했다. 

"나도 사실은 아버지 좋아하는 걸...." 

정말 이렇게 간단할 줄은 몰랐다. 내 마음이 이렇게 바로 아버지만 보고 있다는 것을 어째서 전엔 몰랐을까? 왜 동경이라고만 생각했을까...  

너무도 확고한 내 마음을 알아버리자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왠지 모를 감정에 입가에 미소가 걸려드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허벅지에 아버지의 뜨거운 것이 크기를 쿠욱 하고 늘리는 것을 느껴버렸다. 

"....... 한 번 더... 어때?" 

사실은 정말 엉덩이에 힘 같은 것 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아버지의 것이라면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좋아...요" 

나를 껴안던 팔이 풀리고 빨개진 내 얼굴을 감싸주던 가슴이 들렸다. 머리카락 사이로 기분 좋은 커다란 손가락이 스르륵 밀려들어와서 쓰다듬었다. 다른 한 손으론 나를 조심스럽게 눕히고 나서 힘이 빠진 다리를 천천히 벌렸다. 아버지에게 보여진다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이 기쁘다. 아버지가 내 은밀한 곳을 알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기까지 하다.  

충분히 넓혀진 애널에 아버지는 준비도 없이 밀고 올라왔다. 아무런 아픔도 없이 쑤욱 밀려들어온 그것은 여전히 뜨겁고 점막을 간질였다.  

서로 부드럽게 끌어안은 채로 아버지의 허리가 움직였다. 

아까와는 다른 느낌... 부드럽고 애가 탈 것 같은 쾌감... 

"아앙.... 세게.... 해줘요...응..." 

아버지는 내 말을 듣는 로봇인양 속도를 내며 피스톤 질을 하기 시작했다. 

"딸깍" 

어째서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침이면 엄마가 돌아온다는 것을.... 

문이 열리는 소리에 긴장해버렸다.  

거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방문은 반쯤 열려 있어서 엄마는 금방 이곳으로 들어올 것이다.  

게다가 방안에서는 아버지의 거친 신음소리가 울리고 있다.  

아버지는 듣지 못한 것일까...  

경직된 내 몸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더욱 세게 페니스를 찔러 올렸다.  

말로 나오지 않는 외침이 목안에서 신음소리로 변한다. 

싫어... 엄마가 온단 말이야... 

방문을 바라보던 내 눈과 방안을 들여다보던 엄마의 눈이 마주친 순간 페니스가 애널안의 그곳을 건드린 듯이 몸에 전류가 흐르면서 난 교성을 지르고 말았다. 

싫어...  엄마가 보고있어... 싫어... 싫어.... 

하지만 나는 이성이 날아가 버린 듯 아버지의 페니스를 계속 물어대면서 애널은 수축을 시작했고 한참 후에야 아버지는 내 안에 따뜻한 정액을 쏟으며 나를 놓아주었다. 

엄마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쾌감을 이기지 못한 나는 여운을 즐기며 아버지에게 끌어 안겨 있었다.  

머리는 미친 듯이 소리쳐대고 있었지만 몸과 마음은 섹스의 여운만을 쫓고 있었다. 

"나가 줘" 

약간은 거칠어진 듯한 아버지의 목소리에 이성이 천천히 깨어났다. 일어나려고 몸을 움직인 순간 아버지의 팔 안에 꽉 붙잡혀 그대로 감싸안기고 말았다. 

"나가달라니까" 

너무나 차분한 목소리...  

그것이 엄마에게 향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너무나 무서워서 아버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몸을 떨었다. 그것을 안다는 듯이 아버지의 커다란 손이 내 어깨를 따뜻하게 쓸어 내리며 감싸안았다. 

따뜻하고 기분 좋아... 이 손을 놓치기 싫어...  

이런 순간까지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 어쩔 수 없는 내 마음이었다.  

이제 알았어... 

"누가.... 먼저 시작 한거야..." 

화난 것을 겨우 억누른 듯한 목소리로 엄마가 물어왔다. 그 뒤를 가차없는 아버지의 대답이 이어졌다. 

"나야" 

"그 애를 놔줘..." 

"겨우 품에 넣은 거야. 다시는 네게 돌려주지 않아." 

"..... 당신 미쳤어...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 줄 테니까 그 애를 놔" 

"돌아가지 않아도 좋아. 나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어. 이제서야 행복하니까. 이 애를 놓을 수가 없어" 

남편과 아들의 섹스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았을 엄마보다 아버지의 가슴에 더 매달리고 싶다. 행복하다고 말해주는 아버지에게 더 사랑 받고 싶다... 

"지훈아. 엄마를 봐. 이제 괜찮으니까 이리와." 

가고 싶지 않아... 이 품이 내가 있을 곳이야...  

하지만 마음과는 반대로 고개를 들어 엄마를 보았다. 아버지의 팔이 느슨해졌다. 안타까운 느낌이 마음을 스쳐지나갔다. 

나를 놓지마... 엄마를 보아도 내 모든 것은 아버지에게 있으니까... 

내 시선속에 무엇인가 분노로 인해 일그러진 듯한 얼굴을 가진 엄마가 서있었다. 서있는 것도 버거워 보였다. 쓰러질 듯 위태로운 자세로 나를 불렀다.  

엄마야... 나의 엄마야... 엄마가 힘들어해.... 

나도 모르게 일어나서 엄마 곁으로 가려고 했다. 하지만 허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그대로 아버지의 품에 떨어지고 말았다. 엄마의 눈은 경악으로 커지며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품안에서 고개를 들어 엄마를 바라보는 순간 엄마가 굉장한 속도로 뛰어와서 내 뺨을 마구 때렸다.  

엄청난 아픔... 맞은 뺨도 아팠지만 마음속에서 뭔가가 무너지는 듯하여 울고 말았다.  

소리를 지르며 나를 때리는 엄마를 아버지의 커다란 손이 떨어뜨렸다. 하지만 엄마는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며 나를 할퀴고 때려댔다. 갑자기 큰 소리가 나더니 엄마가 바닥에 쓰러졌다.  

아버지가 엄마를 때린 것이다. 아버지의 커다란 팔에 안겨 몸을 떠는 나를 향해 엄마가 소리쳤다. 

"겨우! 겨우 그이를 네게서 떼어놨는데! 더러워! 그이를 유혹하지마!" 

"네가 그런 애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너 같은 더러운 자식 정말 싫어! 죽여 버릴 꺼야!"  

모르겠어... 모르겠어... 엄마... 왜 나만 미워해.... 무서워.... 

"입 닥쳐! 한번만 더 입을 열면 너부터 죽여 버릴 거야" 

아버지... 그러지 마요... 엄마잖아... 우리가 잘못 한 거잖아... 

"당신 잘못 생각하고 있어. 당신이 사랑한 건 나잖아... 어째서 그 애를 안고 있는 거야!" 

나를 끌어안는 아버지의 팔 힘이 강해지는 것을 느끼며 정신을 놓았다. 

깨어 있고 싶어...엄마에게 말하고 싶어...  

하지만 빈약한 내 몸은 의지를 외면한 채 나를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37번!" 

내 번호다. 수업시간에 잠깐 존 듯 선생님이 화난 얼굴로 내 번호를 부르며 누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예요" 

조용히 손을 들고일어났다. 하지만 허리에 뻐근한 통증이 오면서 조금 비틀거리고 말았다.  

"너 어디 아프냐? 그런 허연 얼굴로 앉아 있지 말고 양호실에나 가라" 

걱정하는 목소리... 정말 교실에 있을 기운도 없어 양호실로 왔다. 양호 선생님은 어딜 가셨는지 보이지 않았다. 지저분한 침대 위에 털썩 누우며 인상을 찌뿌 렸다. 허리가 울렸던 것이다.  

얼마나 정신을 잃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눈을 떴을 때는 아침인 듯 상쾌한 공기가 콧속에 스며들어와 간질였다. 

깨어 나는 순간 모든 일이 기억나버려서 가슴에 굉장한 통증을 느끼고 말았다. 게다가 일어나는 순간 허리에 격통이 몰려와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겨우 몸을 일으켜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거울에 한 소년이 비치고 있었다. 

아버지와 섹스를 한 소년...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 부어 올라서 붉게 변한 눈가...  

마른 듯한 알몸에는 붉은 상처들이 있었다. 아... 키스마크구나...  

순간 아버지의 페니스가 밀려 올라오는 듯한 착각에 엉덩이가 움찔거렸다. 

비참해... 나... 사실은 엄마 말대로 아버지를 유혹했을 지도 몰라... 깨닫지 못했을 뿐 일거야...  

생각은 마음뿐... 몸은 아버지가 준 쾌락을 기억한다는 듯이 달아올랐다.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흘리며 아버지를 떠올렸다. 

아니야! 이건....  

격한 감정에 사로잡혀 오열을 터뜨리고 말았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는 듯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가야해... 이 집에서 빨리 나가야해... 

그걸 깨달은 순간 겨우 씻고 교복을 입고 재빨리 집을 나와버렸다. 학교까지 걸어가는데 허리가 삐걱거리며 아픔을 호소했지만 무시했다. 그리곤... 지금 여기이다. 

하룻밤 사이에 울보가 되어버렸나 보다. 침대에 누워 바보처럼 눈물만 흘리고 있다.  

자버리고 싶어... 아무 것도 기억하고 싶지 않아... 그냥 이대로 잘래... 

수업이 끝날 때까지 양호실 신세를 지고 교실로 올라왔다. 교실엔 아무도 없었고 문이 잠겨있었다. 내 가방은 문 앞에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알아... 누구도 내게 신경 쓰지 않는 다는 걸... 

그대로 복도에 주저앉아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았다. 

혹시 꿈이 아닐까? 내가 아버지에게 안겼던 것... 사실은 모두다 꿈이고 집에 가면 엄마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지만 알고 있었다. 내 몸은 아버지를 기억하고 있었고 엄마에게 맞은 입술은 약간 부어 올라 아팠으니까.. 

집에 가기 싫었다. 하지만 내가 갈 곳은 없었다. 그냥 이곳에 있는 것 뿐... 움직일 수도 없었다.  

"지훈아!" 

환청인가? 아버지의 목소리...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머리를 돌렸다. 간단한 차림의 아버지가 복도를 뛰어오고 있었다. 환영은 아니다. 복도의 커다란 울림이 그렇고 내 몸도 느끼고 있다. 

저건 진짜 아버지야... 

"괜찮아? 왜 이곳에 있는 거야? 아픈 거냐?" 

상냥하고 낮은 목소리.  

아버지...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 줄 이제 알겠어요.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서... 그래서 견딜 수 없어서.. 엄마가 말한 게 모두 사실이니까...  

눈앞에 흔들리는 아버지의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 정말로 아버지 좋아해도 되는 건가... 그러면 난 나쁜 아이가 되는 건가요..." 

약간은 슬픈 듯한 아버지의 눈동자가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다. 내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나를 똑바로 바라보는 저 눈동자가 좋아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있다. 

"그러면... 나 안아줘요... 무서워... 무섭지 않게 안아줘요..." 

거침없이 커다란 가슴에 안겨진다. 희미한 땀 냄새가 배어 올라온다. 

나를 찾기 위해 뛰어 다녔겠지... 이렇게 애절한 듯한 눈동자를 가지고 나를 찾으려고 뛰어다녔겠지...  

강한 팔 안에서 울었다.  

행복해서... 두려워서... 어쩔 수 없는 감정 때문에 울었다.  

천천히 내 입술에 아버지의 입술이 닿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떼어내고 싶지 않은 감촉. 부드럽게 내 입술을 벌리고 들어오는 혀. 강하게 내 입안을 탐하는 그 혀를 통해 난 행복을 믿어버렸다. 

불안해... 그래도 행복해... 이 따듯한 팔이 옆에 있는 한 무서워도 불안해도 행복해... 

숨이 차오를 정도로 깊은 키스 끝에 아버지의 팔에 안기어서 학교를 나왔다. 아무도 없는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사랑한다고 속삭였다. 운동장 가운데서 아버지의 키스를 다시 한번 받으며 매달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 사랑고백이었다. 

"아버지, 엄마는요...." 

침대에 누워 서로를 끌어안고 행복한 기분에 부끄러운 말을 속삭이다가 문득 말을 꺼내었다. 

순간 흐르는 어색한 침묵... 아버지의 가슴에 더욱 깊숙히 파묻히며 대답을 들었다. 

"미안하다. 네 엄마는 이젠 없어." 

안도했다. 비열하게도 엄마가 없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더욱 매달린다.  

엄마와 아버지는 이혼했다. 나는 당연히 아버지와 살게 되었고 엄마는 나를 한번도 보지 않았다. 대신 편지를 남겨주었다. 아버지는 편지를 버리려고 했지만 겨우 설득해서 읽을 수가 있었다. 

아버지의 곁에서 겨우 떨리는 손으로 겨우 편지를 꺼낼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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