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4화 〉 394화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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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현재 미국은 걸프전의 승리로 부시가 어마어마하게 인기를 끌고 있었고 전쟁에서 도망을 쳤다는 말은 투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이런 음모는 반론하기도 어려웠다.
빌리 클린턴은 영국 유학을 한 것도 사실이고 베트남 전쟁에 반대를 한것도 사실이며 베트남 전쟁에 참가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기억하기로 이러한 주장 때문에 미국의 부통령이며 정치인 생활을 오래한 리드 닉스도 부시가 재선할거란 예측을 하기도 했었다.
‘가만히 놔두어도 알아서 위기를 극복하겠지만. 도움을 주어서 나에게 갚을 빚을 늘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호사카는 빌리 클린턴에게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것도 제가 수를 내보죠.”
빌리 클린턴은 호사카가 포르노로 자신을 지지해 준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체감하고 있었다. 호사카의 포르노는 미국의 모든 남자들이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그것만으로 어마어마한 영향을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뒤에서 빌리 클린턴을 지지하는데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유어 차일드후드를 본 사람들은 누구나 젊은 시절에 대마를 조금 한 것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게 될 것이고 이는 빌리 클린턴의 이미지에 완전히 플러스 요인이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포르노 업계가 빌리 클린턴을 지지한다는 사실도 잘숨기고 있었다.
빌리 클린턴은 호사카가 이번에는 어떤 수를 쓸지 기대가 되었다.
“감사합니다. 호사카 씨.”
“뭐가요.”
“저를 이렇게 도와주셔서 말이죠.”
“빌리 주지사님도 정치인이죠. 정치는 원래 서로 오고 가는 것이 있는거고. 나중에 대통령이 되면 잘 봐주시면 됩니다.”
원래 선거란 것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었다. 빌리 클린턴은 자신도 확신하지 못하는 선거의 결과에 무한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호사카가 신기했다.
두 남자는 서로를 보면서 웃었다.
빌리 클린턴은 자신이 먹으려고 썰어놓았던 스테이크 조각을 호사카의 접시에 올려주었다. 음식을 나누는 것은 곧 가족이 되었다는 의미였다. 호사카는 다른 것은 몰라도 빌리 클린턴의 마음은 완전히 사로잡았음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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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카는 즉시 반전 포르노의 제작에 착수했다. 그리고 그에게는 전쟁 영화를 만드는데 가장 훌륭한 도우미가 있었다. 바로 롬보 시리즈를 만든 실베스타 몬디였다. 실베스타 몬디는 롬보 3를 훌륭히 만들어주고 자신의 와이프를 엿먹이는데도 도움을 준 호사카에게 큰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호사카가 전화를 하자마자 그는 크게 기뻐하면 받았다.
“오. 미스터 호사카. 이번에 나온 유어 차일드후드. 잘봤어. 영상미가 아주 좋더군. 역시 자네는 포르노가 아니라 영화계로 와야 하는데. 하하하.”
“그건 이미 끝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까? 하하.”
호사카와 실베스타 몬디는 짧은 농담을 나누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이번에 반전 영화를 주제로 포르노를 만들어보려고 하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롬보 3가 반전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지. 이제 와서는 모두가 람보가 시원한 액션이나 하기를 원하지만 원래 롬보는 베트남 전쟁에서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한 남자의 이야기지.”
“그럼 사전 조사를 할때 여러가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겠군요.”
“물론이지.”
실베스타 몬디는 롬보 시리즈의 제작자로서 베트남 전쟁에 참가했던 군인들은 많이 인터뷰 했었다. 그리고 그 실상은 끔찍했다.
미국에서는 베트남 전쟁은 많은 논란이 있었다. 공화당에서는 공산주의를 막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전쟁으로 포장을 했다. 패배를 했지만 그 정당성이 미국에 있었으면 그곳에서 죽은 미국의 장병은 고귀한 희생으로 포장되었다.
하지만 결국 패배는 패배였다. 그리고 미국의 경제 황금기가 끝나고 불경기가 겹친 탓에 미국으로 돌아온 병사들은 PTSD에 시달리면 적절한 경제적 보상도 받지 못했다. 경제 불황으로 미국의 국민들은 병사들을 냉대했다.
이게 롬보 영화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호사카는 실베스타 몬디가 말해주는 사례들을 노트에 빠르게 필기를 했다.
“예전에 쓰던 장비들이 있어. 베트남 전쟁에 대해 촬영을 한다면 얼마든지 가져다 쓰라구.”
“감사합니다. 실베스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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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를 앞둔 병사의 눈빛.
그게 바로 호사카가 만들 반전 포르노였다.
이는 프로이센 왕국과 독일 제국의 수상이었던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말에서 따온 것이었다. 정확하게 그가 말한 것은 다음과 같았다.
전투를 앞둔 병사의 눈빛을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쟁을 하자는 말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보다 반전에 대한 메시지를 담을만한 제목은 없었다.
주연 배우는 찰스 신이 맡기로 했다. 베트남 전쟁의 병사가 백인이나 흑인은 될 수 있어도 아시아인은 되기 힘들었다. 특히 베트남 전쟁의 적은 아시아인이었다.
그리고 임서기가 여자 주연을 맡기로 했다. 미국인이 볼때 아시아인은 다 비슷비슷하게 생겼다는게 다행이었다. 임서기는 얼굴을 좀 태우고 피부에 진흙을 묻히는 것만으로 베트남 여자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있었다.
배급은 문스톤 기획에서 맡았다.
촬영은 빠르게 시작되었다.
먼저 첫번째는 베트남 전쟁이 어땠는지 빠르게 편집한 영상으로 시작했다. 미국은 넓은 나라였다. 남부에는 악어까지 살고 있는 늪지대들이 있었고 거기에서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하던 군복과 방탄 조끼를 든 군인들이 나오니 베트남 같은 비주얼은 얼추 만들어졌다. 롬보 제작팀에서 빌려준 방탄조끼는 나일론과 고무를 쌓아서 만든 물건으로 진품이나 별 다를게 없었다.
수많은 백인과 흑인 배우들이 동원되었다. 엑스트라 일을 하는 배우들은 이게 포르노인지 영화인지 가리지 않았다. 일당만 잘 챙겨주면 상관 없었다.
덥고 습한 정글을 헤치면서 앞으로 전진하는 미국의 군인들. 정글은 앞도 하늘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것보다 더 위험한 것은 바로 발 밑에서의 위험이었다.
베트콩이라고 불리던 베트남의 공산당 병사들은 땅굴을 뚫어서 그곳으로 다니며 갑자기 습격하는 전법을 잘 사용했다. 미군은 생전 처음 보는 전략이었다. 잠시 긴장을 풀면 땅 밑에서 적들이 솟아나와 AK 소총을 쏘아대었다.
손이 바닥에서 쑥 나와 발을 잡는 경우도 있었다. 발이 쑥 들어가 날카로운 트랩을 밟는 경우도 있었다. 못으로 간단히 만들어진 트랩에는 묵혀 놓은 똥이 묻어져 있어서 바르게 처치를 하지 않으면 다리를 잘라내야 했다.
하늘에서는 나무 위에 숨어 있던 자들이 총을 쏘았다. 풀숲에 숨어 있던 베트콩도 있었다.
하늘과 땅, 땅 아래까지.
베트남 전쟁은 미군에게 그야말로 살아있는 지옥이었다.
그리고 살아있는 인간이 지옥에 있으면 서서히 미쳐가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처음에 공산주의를 막겠다는 숭고한 사명을 가지고 있던 찰스 신은 전투를 하나하나 끝낼수록 점점 눈이 맛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찰스 신이 속한 분대에게 먼거리를 정찰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5명 정도 되는 남자들이 차출되었다. 그들은 기지를 떠나서 북쪽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기지가 보이지 않는 거리가 되자 가장 계급이 높은 중사가 이죽거리며 말했다.
“이번에 정찰을 가는 강의 상류에 말이야. 마을이 하나 있어.”
찰스 신을 제외한 다른 남자들은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이들은 중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거기서 여자를 하나 징발한다. 빨갱이 여자니까. 그 후는 모두 알지?”
“중사님. 그게 무슨 말입니까?”
찰스 신은 이 모든 것이 농담이라고 생각했다. 설마 그런 일까지 벌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졌다.
이들은 베트남의 한 마을을 들리고 그곳에 있는 젊은 여자 하나를 잡았다. 임서기였다.
중사는 임서기의 머리를 잡고 끌고 나왔다.
“이 여자가 베트콩이라는 첩보가 있었다.”
베트남 마을 사람들은 베트남어로 뭐라고 계속 외쳤다. 하지만 중사와 다른 군인들은 총구를 내밀었을뿐이었다. 그러자 주민들은 아무 반항도 하지 못했다.
결국 군인들 사이에서 여자는 행군을 하게 되었다. 여자는 처음에 몇번 반항을 하고 대화를 해보려고 했지만 중사에게 강한 싸대기를 한번 맞은 이후에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그냥 걷기만 하게 되었다. 여자의 등에는 군인들의 짐에 몇개 들려 있었다.
찰스 신은 행군 도중에 중사에게 질문을 했다. 찰스 신은 겁이 났고 그 또한 베트남 마을의 사람들처럼 다른 군인들을 말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총은 하나였고 다른 군인들은 4개의 총을 가지고 있었다.
“중사님. 저 여자는 어디에 쓸겁니까?”
굳이 저런 여자를 짐꾼으로 쓸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저런 여자가 진짜 빨갱이 첩자일리도 없었다.
군인들이 저 여자에게서 무엇을 노리는지는 모두가 예상할 수 있었다.
중사는 찰스 신에게 오히려 무슨 말을 하느냐는 식으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마치 그날 저녁의 식사 메뉴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듯한 말투였다.
“따먹을거다. 찰스 일병. 이런 것까지 가르쳐줘야 하나?”
찰스 신은 우물쭈물 하다가 말했다.
“하지만 그건 전쟁 범죄입니다. 중사님. 그런 일에 동참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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