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4화 〉 424화 뉴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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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신이 가져온 것은 일본에서 미래에 유행하던 로맨틱 코미디 만화 같았다.
원래 일본에서도 잘난 남자가 여자의 인기를 끄는 만화가 유행이었다. 총을 잘쓰는 해결사라던가 무술의 천재라던가. 비록 여자를 밝히거나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서 여자와 잘 이어지지는 않지만 최소한 남자는 자신만의 능력과 매력이 있었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면서 남자 주인공의 능력은 점점 줄었다. 처음에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평범하다고 주장하다가 나중에는 평범 이하의 찌질한 남자가 등장했다. 그리고 찌질한 남자를 여자들은 막 들이대었다.
찰스 신의 아이디어는 그 중간에 있었다.
평범한 남학생에게 한 여학생이 들이댄다. 그리고 그 여학생은 덩치가 더 커서 남학생이 속절없이 당한다.
“인간은 항상 공짜를 좋아하죠.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을 좋아하고 들이대지 않아도 여자가 다리를 벌리는걸 좋아하고.”
“확실히 그런 경향이 있지.”
“지금 미국인들은 힘든 시절입니다. 지금처럼 공짜 감성을 좋아할 시기가 있을까요?”
“그리고 큰 여자나 남자가 역으로 당하는 것도 항상 수요가 있지. 좀 매니악하기는 하지만.”
호사카는 1978년에 데뷔하여 아직까지도 인기를 세카(Ceka)를 떠올렸다. 이제 커리어의 끝물이기는 하지만 그 인기는 대단했다. 별명은 슈가 엘리스, 금발머리에 178cm의 어지간한 남자보다 큰 키. 화끈한 몸매. 적극적인 섹스 태도.
강한 여자를 좋아하는 매니아층은 그녀가 거의 다 독점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호사카는 고민했다. 자신의 여자들 중에 빅토리아 웰즈가 좀 강해보이는 인상이기는 했지만 덩치가 그렇게 위압적으로 크지는 않았다.
“새로운 여자를 구해야겠는데.”
세카도 아직 현역으로 활동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학생 역할을 할만큼 어려보이지는 않았다. 서양인은 특히 노화가 빨리 찾아왔다. 이미 포르노 업계에서 10년 넘게 활동한 여자는 꼴리는 옆집 엄마 역할을 하는게 보통이었다.
덩치도 있고 외모도 그럴듯하며 섹스를 좋아하는 여자. 실베스타 몬디의 와이프도 떠올랐다. 하지만 그녀 역시도 늙었다.
‘다시 헐리우드 배우 중에서 찾아? 아!!’
호사카는 마침 좋은 여배우가 떠올랐다. 만약 그녀가 아직 인기가 터지기 직전이거나 무슨 사건에 휘말려 있다면 돈으로 충분히 포르노 업계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
“니키 키드먼은 요즘 잘나가나?”
찰스 신도 헐리우드에서 활동했던 배우였던만큼 그쪽 소식은 빠삭했다.
“얼마전에 토미 크루즈와 결혼했잖아요. 본인도 잘나가고 남편은 더 잘나가고. 니키 키드먼은 건들기 힘들걸요?”
“젠장.”
역시 세상에 한번에 되는 일이 없었다.
니키 키드먼은 180cm의 큰 키에 백옥 같은 피부, 푸른 눈으로 헐리우드에게 계속 잘나가던 배우였다. 그녀의 외모와 연기력이라면 찰스 신의 이 작품은 성공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하지만 니키 키드먼도 잘나가는데 토미 크루즈는 그보다 더 잘나가는 남자였다. 인기로만 따지만 실베스타 몬디보다 몇배는 더 높았다. 탑 중의 탑이었다.
그런 남자를 남편으로 두고 있는 여자는 불법적인 짓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포르노 업계로 끌어들일 수 없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여자가 싫다는데 강제로 포르노 데뷔를 시킬 생각도 없었다.
호사카는 머리를 톡톡 두들겼다. 다른 여자를 열심히 떠올려보았지만 생각나는 사람은 없었다.
호사카는 지나가는 식으로 말했다.
“니키 키드먼. 그 여자는 자매는 없나?”
그리고 찰스 신은 호사카의 지나가는 말을 냉큼 받았다.
“있어요! 안나 키드먼!”
호사카는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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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먼데일을 시켜서 안나 키드먼에 대해 조사를 시키고 안나 키드먼과 만날 약속을 잡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돈만 조금 쥐어주면 셀럽의 온갖 뒷조사를 다해주는 파파라치가 많았다. 그리고 1시간의 미팅으로 1만달러를 제안하면 거절할 사람이 없었다.
안나 키드먼은 니키 키드먼의 여동생으로 이제 막 21살이 된 포르노 데뷔하기 딱 좋은 나이의 여자였다. 그녀는 호주에 있는 몬테 대학교에서 재학중이었다.
호사카가 비행기 표와 호텔 체류비 그리고 미팅비로 1만달러를 제안하자 안나 키드먼은 당장 미국 LA로 날아왔다. 대학생에게는 1만달러는 더더욱 큰 돈으로 느껴질 것이었다.
호사카는 호텔의 카페에서 안나 키드먼과 대면을 했다.
‘흐음.’
확실히 외모는 니키 키드먼보다 떨어졌다. 하지만 같은 핏줄이라 그런지 안나 키드먼도 평균 이상 되는 외모에 큰 키를 가지고 있었다. 단화를 신고 있었지만 호사카보다 컸다.
‘그리고 재능도 유전이라. 같은 핏줄이면 연기력이 있을 확률이 높지.’
호사카는 기대를 하며 안나 키드먼을 구석구석 살폈다. 그리고 안나 키드먼은 미국에서 유명한 셀럽인 호사카를 직접 만나서 신나고 신기한 모양이었다. 그녀 또한 호사카를 웃으면서 보고 있었다.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는 아는 모양이네요.”
“당연하죠! 호주에서도 미국 이야기는 엄청 나오는걸요!”
“그럼 제가 여자를 부르는 이유도 알겠네요.”
“음. 저에게 포르노 배우 역할을 제안하려고 하는거겠죠?”
안나 키드먼은 호사카를 만나고 꽁돈을 버는 것은 좋았지만 여느 여대생처럼 포르노에 출연하는 것은 망설였다.
그리고 호사카는 자신이 조사한 것을 살짝 말했다.
“너무 처음부터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말고 일단 제 이야기를 들어보죠.”
“네.”
“지금 대학을 다니신다고. 전공이?”
“언론학이에요. 나중에는 기자가 되려고 해요.”
“크게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아니네요.”
“돈은 많이 못벌어도 명예로운 직업이죠.”
호사카는 수많은 여자와 몸을 섞었다. 그리고 그 모든 섹스에서 여자의 표정을 보고 여자가 어디가 더 예민한지 빠르게 파악했다.
호사카는 이제 여자의 표정을 살피는 것에는 고수 중의 고수였다.
분명 안나 키드먼은 기자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헐리우드 스타가 된 언니에 대한 영향도 받고 있었다.
니키 키드먼은 호주에서부터 스타였다. 16살부터 영화에 출연했고 여러 드라마에 나오면서 배우로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1990년에는 한창 잘나가는 토미 크루즈와 만나 영화를 찍고 결혼까지 했다. 여배우로서 최고의 길을 걸어온 것이다.
그리고 누구보다 화려한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안나 키드먼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아무리 사이가 좋다고 하더라도 인간인 이상 질투는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안나 키드먼은 아무리 노력해도 니키 키드먼이 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곳을 노리기로 했다. 연기와 인기와는 정반대에 위치한 곳. 공부와 명예였다. 그런 직업 중에 기자만한게 없었다.
그게 지금 안나 키드먼의 표정에도 드러나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가 노릴만한 부분은 바로 그곳이었다.
“안타깝네요. 당신은 남자를 홀릴만한 재능이 충분히 있는데 말이죠. 기자도 좋은 직업이지만 그걸 하기에는 너무 아까운 얼굴과 몸매 아닙니까.”
“어머.”
호사카의 칭찬에 안나 키드먼은 기뻐했다. 학교를 다닐때도 그녀는 항상 니키 키드먼의 여동생이었다. 그녀에게 접근을 해오던 남자들도 니키 키드먼과 연락을 해보고 싶어할 뿐이었다.
하지만 호사카는 지금 안나 키드먼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있었다. 평소에 이런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는 안나 키드먼은 칭찬에 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안나 키드먼은 기분이 좋으면서도 포르노 배우는 거절하려고 했다. 여러가지로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언니에게 피해가 갈수도 있고…”
“가명으로 활동을 하면 되죠. 아직 미국은 호주의 소식까지는 잘 모릅니다. 니키 씨가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 일은 아무도 모르게 되겠죠. 그리고 포르노 일을 좀 하다가 다시 공부를 하러 떠나도 상관 없습니다. 달라지는 것? 시간이 좀 흐르고 기자로는 평생 만져보기 힘든 돈이 저축되었을거라는거죠.”
“하지만 나중에 누가 알아보면…”
“이제 포르노 배우는 그렇게 욕먹는 직업이 아닙니다. 당당한 직업이죠. 저도 롬보 3에 출연하고 헐리우드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았죠. 연기력 되고 몸 좋고 액션 가능한 동양인 배우는 꾸준히 수요가 있었으니까. 하지만 다 거절했습니다. 그냥 포르노가 좋아서요. 지금 어떤 사람이 내가 포르노 배우라고 무시할 수 있을까요? 뭐, 무시할 사람은 있겠죠. 하지만 확실한건 내가 그 사람보다 몇배는 돈을 많이 벌고 몇배는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거죠.”
호사카의 열정적인 제안에 점점 안나 키드먼은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대학생이고 인기와 돈이 필요했다. 나중에 평생 꼬리표가 될 수 있는 포르노 배우라는 직업에 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호사카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분명 여자가 포르노 배우가 된다는건 나중에 포르노 배우를 그만두었을때 약점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동시에 강점이 될수도 있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그 자신에게 달려있는 문제였다.
일본 AV 여배우 중에서도 그 일을 그만두고 자신의 인지도를 활용하여 유명한 패션 브랜드의 사장이 된 여자가 있었다. 그녀는 AV 배우를 할때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었다.
미국의 포르노 여배우 중에서도 공부를 해서 변호사가 된 경우가 있었다. 변호사 또한 인지도가 필요한 직업이었고 그녀는 자신의 특이한 경력 때문에 다른 동기보다 변호사로서 더 빨리 성공할 수 있었다.
호사카는 이런 이야기까지 솔직하게 했다.
“요즘 호주 대학교도 등록금이 비싸죠? 나중에 이렇게 말을 하면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볼까요? 등록금을 벌면서 공부를 하기 위해 잠깐 포르노 활동을 했다. 잘못된 것은 내가 아니라 학생의 배울 기회에 비싼 가격을 부과한 세상이다. 그리고 등록금과 포르노와 이와 연관된 기사를 취재한다면?”
당장에 기자로서 인지도가 폭발할 것이다.
안나 키드먼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요! 그럼 해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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