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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프-173화 (172/219)

레벨1부터 시작하는 드래곤 라이 프 173화

오전 6시 48분.

가장 먼저 혼저거 신문사의 신문 배달부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주 택가의 골목길을 누비면서 아침이 시작된다. 록 제국의 수도 블렘시 움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지만 덕분에 신문 배달부의 숫자도 굉 장히 많아서 신문 배달부 소년이 딱히 힘든 부분이 없었다. 다만 오 늘따라 문제점이 하나 있었다면,

어젯밤 공사를 하다가 사고가 나 는 바람에 골목길 하나가 막혀있 다는 점이었다.

자연히 신문 배달의 속도가 느려 지고,항상 같은 시간에 찾아오던 신문이 3분 27초나 늦자 완벽주의 자 클룸 백작은 배달부 소년을 질 책했다.

“오늘은 어쩌다 이리 늦었느냐?”

“어젯밤 공사장에서 사고가 난 바 람에 길을 돌아서 왔어요.”

클룸 백작은 공사장이라는 단어 를 듣자마자 소년이 찾아오는 길 목과, 그 사이에 있는 건축물을 모

두 떠올릴 수 있었다.

‘론토 산업 건설부의 실수로군. 이놈들,예전부터 예산 빼돌리더만 결국 건축자재마저 바꿔 썼다지.’

안 그래도 마음에 안 드는 놈들 이었는데 오늘 신문 읽을 시간을 무려 3분 27초나 늦춰준 계기로 그들의 운명이 간단히도 결정되었 다. 클룸 백작은 론토 그룹의 간부 진들을 어떻게 요리할지 생각하며 집무실로 돌아와 전화를 한 통 걸 었다.

“클룸 백작이오. 거기 다나산 있 소?”

-다나산 공작님은 현재 부재중이 십니다.

“그럼 메시지를 전해주시오. 그제 찾아온 외교관들이 ‘선물’을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다고 말이오. 조 금 더 준비하면 좋을 것 같소.”

-알겠습니다.

전화를 뚝 끊은 클룸 백작은 시 가를 들고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어느새 해가 환하게 떠올랐고,도 시의 주민들이 출근을 하기 위해 투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장장이의 아들은 아침부터 아 버지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 불을

달구는 중이었고, 마구간에는 배고 픈 말들이 히힝 거리며 울음소리 를 내었으며 빵집의 굴뚝에는 벌 써부터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공 사판의 인부들이 단골로 이용하는 식당은 서로의 손님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아침부터 뷔페식을 준 비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그런 평범 한 날.

갑작스레 도시에 거대한 그림자 가 드리웠고,사람들은 신경조차 쓰지 않던 하늘을 무심코 올려보 게 되었다. 그리고 발견할 수 있었

다. 황금 요새라고도 불리는 골덴 메르시움의 상공에,검은색의 덩어 리가 생성되고 있었다.

“저게,뭐야……?”

쨍그랑!

하녀 한 명이 하늘의 검은색 공 간을 보더니 깜짝 놀라며 찻잔을 떨어뜨렸다. 평상시의 클룸 백작이 었다면 즉시 소리를 치며 나무랐 겠지만,지금은 그럴 정신이 없었 다.

그러다 다급히 수화기가 있는 쪽 으로 달려간다.

황궁으로 직통하는 통신 코드를

입력한 뒤 전화를 걸었다.

뚜르르르,뚜르르르...

하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띠리리리링!

록 백조 특수 통신사령부에는 사 람들의 고막을 찢어버릴 듯 수많 은 수화기가 울려대고 있었다. 통 신병들은 그것들을 한꺼번에 처리 하느라 한 번에 수화기를 서너 개 씩 들고서 다급히 귀족 및 주요

인사들에게 상황을 전달하고 있었 다.

“네, 아닙니다. 별 문제는 없을 겁니다.”

“속히 판단하여 해결하도록 하겠 습니다.”

“아닙니다. 금정 본사에는 별 다 른 타격이 없을 것으로 예상됨니 다.,,

“현재 록 아미 2군단이 출격한 상태로,조만간 성과를 알려드리겠 습니다.”

허나 모든 전화를 받을 수는 없 었다.

“팀장님,클룸 백작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그 노망난 할배 신경 쓸 때 야? 무시해!”

“예,엠!”

평상시라면 공손히 고개까지 숙 여가며 받았어야할 전화들은 너무 나도 많은 귀족들이 몰려서 전화 를 걸어대는 통에,상대적으로 입 지가 적은 이들의 통신은 모두 무 시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 통 신부의 인력에도 한계는 있었으니 까.

1그래서 그거 대체 정체가 뭐래?

마법기술부에서는 아무 말 없어?”

“아닙니다. 정체는 진작 밝혔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왜 안 알려주는 거 야!”

“그게…… 저것의 정체가 ‘게이트’ 이기 때문입니다. 그저 그 사실 하 나만을 알아냈을 뿐,안에서 뭐가 나올지 전혀 예상가는 바가 없다 고 전달받았습니다.”

“게이트라고? 세상 참 단단히 미 쳐 돌아가는군.”

삼대월식. 그 날 이후로 그리픈 대륙에는 수많은 게이트가 생성되

었다가 봉인되고 사라진다. 그것들 은 여태까지 별 달리 위협적이지 가 않았다. 얼마 전 대도시의 상공 에 5개의 게이트가 동시다발적으 로 생성되기도 했지만 4개의 게이 트는 뛰어난 통찰력과 힘을 가진 위인들에 의해 모두 봉인되었고 남은 1개의 게이트도 현재 연합과 금색 별 마탑의 마법사까지 나서 서 싸우고 있는지라,조만간 해결 이 될 기미가 보인다고 하였다.

“그래, 뭐 별 일이야 있겠어? 그 랜드 소드 기사단도 복귀해서 출 정 대기 중이고,여차하면 대공 마 나 포격기를 개방하실 텐데.”

록 제국은 절대로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것도 ‘황금 요새’라 불리는 록 제국의 수도 블렘시움은 더욱 더.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시대, 그러나 평화로울수록 선진국은 더 욱 더 군사력이 강해진다. 현재의 록 제국은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 도로 압도적인 힘을 가졌다고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사람들은 당연히도 록 제국이 간 단하게 게이트를 제압하리라고 생 각했다.

사실 사람들이 모르는 것이 있었 다.

게이트가 발생하기 시작한 것은 1년이 고작 되지도 않았다. 그래 서 사람들은 생각한다. 게이트는 그저 정체불명의 그룹이 얼마 전 에 알아내서 갑작스레 혼란을 주 기 시작한 그저 그런 무언가일 뿐 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다르다.

게이트. 그것은 무려 다른 차원과 의 연결 통로다. 그런 것을 고작

하루아침에 알아내어 세계 여기저 기에 뿌리고 다닐 리는 없다.

“.파장 규모 감지,최소 A등급

입니다.”

“그럴 수가……

록 제국의 황제 페르나시온 페르 세스는 얼굴을 와락 구겼다. 말도 안 되는 규모의 파장이었다. 얼마 전,거대도시 5개를 멸망 직전까 지 몰고 간 게이트의 파장이 고작 해야 C등급이라고 했다.

그런데 A등급이라니.

“A등급의 차원 게이트라……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벼르고 있던 게

지? 그 놈들은.”

차원학에 대해서는 여러 마탑과 국가에서 달려들어 연구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하여 발달된 학문이 바로 정령 및 테이밍이다. 순수한 자연의 생명체가 머물고 있는 정령계의 주민들을 소환해 계약을 자유자재로 맺을 수 있게 해주는 정령학과,이계의 또 다른 신비로운 생명체들을 소환해 그들 과 친밀도를 쌓고 함께 싸우는 것 이 바로 테이밍이다.

하지만,고작 거기까지가 한계였 다. 그 이상으로 가면 손해가 극심

했다. 조금 다른 차원을 엿보기라 도 할 새라면 어마어마한 금전적 인 손해를 봐야만 했고 들어가는 마정석의 수만 해도 산 하나를 덮 을 정도였다. 그러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몇 십 년의 준비 기간을 걸쳐야만 했다.

그렇기에 세계 최정상급 인사들 은 알 수 있었다.

일곱 다리의 연결자들이 이 ‘게이 트’라는 것에 얼마나 천문학적인 금액과 시간을 투자해왔는지를.

A등급의 파장은 절대 쉽사리 발 생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장 천칭 방어벽을 가동시 켜라. 공허 요격포와 데스 게일링 개틀링 포의 준비는 되겠는가?”

“문제없습니다. 다만……

“예산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당장은 무사히 이 건을 넘기는 것 에 집중하도록.”

“알겠습니다!”

황제가 이야기한 마법 전술 무기 들은 하나 같이 비효율적인 것들 밖에 없었다. 한 번 사용하는데에 들어가는 예산만 수천만이 넘게 들어가는데 그에 비해 얻는 것은 거의 없었으니까. 잠정적으로 사용

이 금지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무 기라는 의미. 하지만 지금은 그런 예산을 신경쓸 때가 아니었다. 어 떻게든 그런 것들이라도 사용해서 이 위기상황을 넘겨야만 했다.

황제의 명령에 따라 마법 전술 도구들이 하나하나 준비되고 있을 무렵,기사단 역시 황금 요새의 성 벽 위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금빛의 갑옷을 입은 그들은 날카 로운 창을 하늘을 향해 겨운 채 꼿꼿히 서있었다. 그들이 들고 있 는 창에는 오러 레이션의 효과를 급격히 상승시켜,인첸트 된 마법 과 함께 발동시킬 경우 전방을 향

해 강력한 폭풍 검기를 날릴 수 있었다.

오로지 나이트급의 초인들이 사 용하는 ‘검기’를 강화시켜주는 특 수 아티팩트. 그런 나이트로만 구 성된 100인의 그랜드 소드 기사단 이 성벽 위에 서서 게이트를 바라 보고 있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 며 환호했다.

“그랜드 소드 기사단 만세!”

“와아아!”

“멋있어요!”

일반 시민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영웅들.

그것이 바로 그랜드 소드 기사단 이다.

평상시에는 한 명이라도 쉽사리 보기가 힘든 그랜드 소드 기사단 100인이 전부 모여서 게이트를 막 아서고 있으니 록 제국의 백성들 은 자연히 어깨가 올라가고 가슴 이 든든해졌다. 그들이 나선 이상, 저 게이트에서 설령 마왕이 나온 다 한들 막아낼 수 없을 리는 없 었다.

심지어 하늘 위에,별자리가 아른 아른 새겨지기 시작했다.

록 제국의 대공방어 기술,그 어

떤 국가보다도 진보된 초거대 마 나 방벽이었다.

하늘에서 오는 공격은 그 어떤 것이라도 막아낸다.

마법적,물리적. 그 어떤 것이라 도 공격으로 판단되는 순간 강력 한 마나가 집결되어 그것을 되려 튕겨내는 최첨단 마법 기술력의 집합체.

지이이잉! 퉁!

그것도 모자라 동서남북의 성벽 에서 금빛의 기둥이 솟아 올라온 다. 그리고 그 위에,새파란 전격 이 응집되기 시작했다. 저것이 바

로 록 제국의 자랑인 ‘공허 요격 포’이다. 공간 자체를 비틀어서 궤 도에 있는 것을 모조리 소멸시켜 버리는 말도 안 되는 마법 무기. 저것만 있으면,그 어떤 대상이라 도 완전히 말살시켜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록 제국은 저것 하나만으로도 대 공 침입을 모조리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아주 든든한 무기였다. 실상은 예 산이 부족해 제대로 사용하지 못 하는 것이었지만,타국이나 백성들 이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우지지직,우직, 찌지직!

마침내,흑색의 게이트가 완전히 열렸다.

하늘을 뒤덮을 둣 거대한 흑색의 원반.

그 속에서 튀어나온 것은, 단 하 나의 개체였다.

“.뭐 지 ?”

고작 하나였다. 수많은 악마 군단 도 아니고, 함대도 아니고,무리지 어 떨어지는 것도 아닌.

단 하나.

두 쌍의 뿔,얼굴 부위의 흑색 안 개,어둠으로 뒤덮인 갑옷을 입은

채 붉은 눈을 번뜩이며 그 생명체 는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

화악!!

그 순간,흑색의 안개가 제국의 상공을 뒤덮었다.

금색 별 마탑에 긴급통신이 날아 왔다.

마탑주의 사무실에 직통으로 날 아올 정도면 꽤나 중요한 사안이 다. 레이븐이 자리를 비웠기 때문

에 서천영이 그것을 받았다.

-큰일입니다,메이지 서천영.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게이트가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화는 한 통만 오지 않았다. 예 비용으로 마련해둔 전화기 3개가 전부 따르릉거리며 쉴 새 없이 울 려댔다. 제이나와 로서진이 벌떡 일어나서 그것들을 대신 받으려고 하자 천영이 제지했다.

“냅둬요. 어차피 똑같은 내용일 텐데.”

“그게 무슨 소리죠?”

“일곱 다리의 연결자, 그 놈들이

또 뭔 일을 꾸미고 있는 모양이에 요.”

전 세계에 갑작스레 발생하기 시 작한 게이트. 천영은 급히 마법 연 구 계획 설계부를 찾아갔다.

금색의 가운을 입은 마법사들이 허공에 뜬 그리픈의 좌표를 보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붉은 점 수십 개가 그리픈 대륙 곳곳에 찍 혀 있었다.

척 봐도,공간 자체가 비틀리는 이상 현상을 모조리 찍어놓은 듯 싶었다.

“많이도 해놨군.”

“예,현재까지 확인된 이상 현상 은 총 16군데입니다.”

멀리서 무언가를 분주히 주고받 던 마법사 한명이 천영에게 황급 히 다가와 보고서를 건넸다. 그것 을 받아든 천영은 속독으로 순식 간에 내용을 읽었다.

“죄다 C등급? 이 등급은 뭐죠?”

“몇 백 년 전의 과거에 발생했던 차원 게이트 이상 현상을 기준으 로 정했다고 합니다.”

“C 등급은 어느 정도의 수준이 죠?”

일전에 다섯 군데에서 발생

한 게이트가 C등급이었다고 합니 다. 메이지 천영이 아주 오래 전 악귀 절벽에서 해결한 게이트는 F 등급입니다.”

“흐 ”

고..•

그때도 나름 개고생 해가며 절벽 자체를 뜯어내가며 봉인했는데, 그 게 고작 F둥급이란다. 그리고 가 장 최근에 해결한 게이트의 등급 은 C등급. 단어 자체만 따지고 보 면 약해보이지만 실상은 대도시 하나를 멸망시킬 뻔 하기도 했을 정도로 위험한 수준이었다.

‘이거,전부 해결하기는 조금 무 리겠는데.’

갑자기 이 정도 규모의 게이트를 동시다발적으로 발생시킨 이유가 대체 뭐란 말인가. 천영은 저 게이 트가 일종의 신호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준비가 전부 끝났다.

너희들은 우리를 막을 수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정말로 무슨 일이라도 생기겠는데.’

사실,지금 C등급의 게이트 16개 가 발생한 것만 해도 엄청난 사건 이다. 하지만 천영은 이 정도는 그 저 준비운동에 불과한 정도라고 생각했다.

“우선 가용 마법사 리스트 좀 뽑

아주세요.”

“ 예.”

“그리고 가장 취약하다고 생각되 는 포인트 몇 개 찍어주시고,파견 좀 보내야겠으니까. 그리고 여유가 있는 국가에게 메시지 보내세요. 서천영이 부탁하는 거라고,지원 병력을 싸게싸게 투입하지 않으면 영 좋지 못한 일이 있을 거라고 말이에요.”

“……조금 미화해서 보내도록 하 겠습니다.”

천영은 조용히 그리픈 대륙의 홀 로그램 지도를 응시했다. 뭔가 이

상하고 수상쩍은 냄새가 풀풀 풍 겼다. 그런데,그게 대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금색 별 마탑의 연구원들이 분주 히 움직이고 있을 때,누군가가 황 급히 연구실의 문을 벌컥 열어젖 히고서 들어왔다. 그러더니 그 남 자가 홀로그램 지도를 바라보더니 입을 덜덜 떨었다.

“뭐야, 무슨 일입니까?”

연구원 하나가 묻자, 그 남자가 침을 꿀꺽 삼키더니 말했다.

“로,록 제국에 발생한 게이트를 누가 C등급이라고 했습니까?”

“예? 분명 보고된 파장은 C등급 이라고……

“A등급입니다! A라구요! 재,재 앙이 발생했습니다 지금!”

“……뭐라구요?”

천영 역시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덜덜대고 있는 그 남자는 서천영과 눈이 마 주치자마자 눈물을 울컥 쏟아내었 다.

“로,록 제국의 수도 블렘시움 이……

단 30분 만에 멸망했다고 합니 다.

남자의 공허한 목소리가 천영의 귓가를 댕댕 울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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