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한 F1 레이서-94화 (94/200)

< 오늘 라운드에서 순위가 뒤집어질 수도 있습니다 >

[한국인 최초의 F1 레이서를 꿈꾸는 서준하.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 6라운드 레이스에서 폴투피니시 성공.]

-6연속 폴포지션을 차지한 서준하가 F3 유로피언 대회 50년 역사를 새로 쓰는 중이다...

-현재까지 130포인트 획득으로 단독 선두. 2위 독일의 제프 베시 선수와 28점 차. 남은 7,8차전 상관없이 마카오 그랑프리 간다...

-6차전 대회 장소 헝가로링(Hungaroring)을 찾은 GP2 시리즈 참가 팀들 관계자들이 서준하와 만나기위해 포디엄 아래서 대기 중...(사진)

2015년 9월 6일

[XX일보 서연정 기자]

.

.

[F3 스메들리 포뮬러 서준하. 7차전 레이스에서 또 다시 우승. F3 유로피언 챔피언십 최초로 시리즈 전승 우승 가나?]

-이번 대회 트랙 레코드와 랩 레코드를 쏟아내고 있는 서준하. 7차전 프랑스 전에서도 예선과 본선 모두 레코드 달성하며 우승...

-현재 155 포인트로 단독 선두. 2위 경쟁자와 35점 차. 더블 포인트 룰이 적용되는 마지막 8라운드에서 6위 안에만 들어도 챔피언된다. 하지만 팀 챔피언 달성을 위해 1위를 노리겠다고 말하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태극기로 물든 폴 리 카드 서킷(Circuit Paul Ricard) 프랑스 르 꺄스뗄레로 1만 명이 넘는 한국 팬들 찾아...(사진)

2015년 9월 27일

[XX일보 서연정 기자]

.

.

“아! 나옵니다! 드디어 나오네요!”

독일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호켄하임링(Hockenheimring) 그곳의 독특한 그랜드스탠드 모토드롬(Motodrom)의 한국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준하아아아아아!!!”

“와아아아아아아!!!”

2015 F3 유로피언 챔피언십의 마지막 라운드가 열리는 호켄하임링. F3 본선 레이스 이틀 전, 공식 연습 주행에 들어간 서준하가 등장하자, 어마어마한 함성이 울려퍼졌다.

부우우우우우우웅.

위이이이이이이잉.

“연습 주행부터 엄청난 인기군요. 주최 측에 따르면 내일 모레 레이스 티켓 예매율이 F3 역대 최고에 달했다고 하는데요.”

“그렇습니다. 이번 F3 시리즈가 아주 대박을 쳤죠. 아마 서준하 선수의 주행에 관심을 가지신 팬분들이 더 많아진 듯합니다.”

금요일 연습주행은 F1 시리즈조차 관람객이 적을 정도로 인기가 없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수많은 한국팬들이 일찍부터 서준하를 응원하기 위해 자리했고, 모여든 사람들 덕분에 중계진 역시 해설할 맛이 났다.

“제가 들은 소식에 의하면, 한국에서 모터스포츠 붐이 일었답니다. 코리아 GP를 되살리자는 말도 나온다고 하는데요. 하하. 이번 대회 서준하의 활약 덕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준하의 등장으로 신이난 해설자. 언론에 오르내리는 추측성 기사 몇 가지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서준하의 행보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해요. 이미 영국 GP2 팀이랑 서준하가 가계약을 했다는 얘기도 있고요. 윌리엄스 팀이 테스트 드라이버로 영입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뭐가 됐든 서준하의 앞길이 훤히 열린 듯하군요...!”

공식 주행에서 연신 서준하의 얘길 늘어놓는 중계진들. 마침 파란색 포뮬러카가 스피드를 높이기 시작하는데,

“와, 연습 주행에서도 서준하의 컨디션이 좋아 보입니다. 이거 정말 전승 우승하는 거 아닙니까?!”

F1 독일 GP가 열리는 호켄하임링. 서준하가 옛기억을 되새기며 서킷 공략에 나섰다.

***

“와, 영어를 상당히 잘 하시는군요. 눈 감고 들으면 영국 사람인 줄 알겠네요!”

서준하와 가볍게 포옹을 나누며 인사하는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리포터 캘리 케이츠. 인터뷰를 시작 전 간단한 아이스 브레이킹에 들어간 그녀가 서준하의 영어 발음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하하, 괜찮나요?”

영국 스메들리 팀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이제 영국의 탑 뉴스 채널에서도 서준하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마지막 8라운드 직전 서준하와 단독 인터뷰를 하기 위해 메인 리포터가 직접 호켄하임링을 찾았을 정도.

“7연속 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서준하 선수! 각종 기록들을 전부 갈아치우고 있는데, 마지막 8라운드는 어떤 기록을 세울 예정인가요?”

캘리의 미소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질문. 마치 당연히 물어봐야 한다는 듯한 얼굴로 첫 질문부터 기록에 관해 물었다.

“우선, 6위 안에만 들면 챔피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만, 이번 레이스도 쉽게 쉽게 갈 생각은 전혀 없어요. 마지막도 폴투피니시를 위해 달리려고 합니다.”

자신감이 넘치는 서준하의 태도. 이어지는 캘리의 질문에도 하하, 호호 좋은 분위기가 흘렀다. 그리고 이어지는 질문,

“지난주 제프 슈마허 선수가 자신의 배경을 공개했었죠...”

분위기 반전을 위함인지 아니면, 호켄하임링에 대한 남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 제프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본명을 밝히며 막판 대역전극을 노렸다.

“덕분에 마지막 8라운드에 제프 선수에게 기대를 거는 분들도 많아졌다고 해요. 제프 선수가 준비를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상 최고의 F1 레이서 마누엘 슈마허의 아들이라는 후광 덕분에 옛 슈마허의 팬들이 제프에게도 많은 기대를 보내는 상황. 캘리의 말에 서준하가 미소 짓는데,

“이번 대회에서 제 라이벌은 없었습니다. 저는 지난 7번의 레이스를 통해 가장 빠르다는 걸 증명했고, 마지막 라운드 역시 가장 먼저 피니시 할 겁니다.”

경쟁 선수 대부분이 주니어 포뮬러 때부터 날아다녔다는 선수들이지만, 서준하에게 F3은 시시했다. 레전드의 감각을 물려받은 아들이라고 할지라도 결코 예외는 아니었다.

“자신감 좋습니다! 역시 7연속 우승자의 태도 답군요. 마지막으로 호켄하임링 주행을 앞둔 소감 한 말씀 해주시죠!”

차분한 말투와 함께 전해지는 진중한 목소리. 무엇보다 허세를 부리지 않는 태도에 서준하의 뒤에서 후광이 비추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금방이라도 빠져들 듯한 표정의 캘리가 마지막 질문을 던지는데,

“호켄하임링 레이스를 마카오 그랑프리의 연습 주행으로 삼을 생각입니다. ”

“연습주행이요?!”

8차전을 마치고 한 달 후 11월 중순 열리게 될 마카오 그랑프리.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마카오 서킷 덕분에 마지막 라운드까지 최상의 감각 유지가 필수다.

“이번 시즌 처음부터 목표는 마카오 그랑프리 우승이었습니다. 전승 우승으로 이번 시즌 마무리하겠습니다.”

8라운드 예선을 앞둔 서준하의 강력한 의지가 모터스포츠의 성지 영국 전역으로 전달되는 순간이었다.

“네, 감사합니다. 한국인 최초의 F1 레이서를 향해 도전하는 서준하 선수였습니다...!”

***

8라운드 퀄리파잉 당일 오전. 예선 시작 전 호켄하임링을 찾은 팬들을 위한 행사가 시작됐다.

“페라리의 F2004 차량이 호켄하임링에 등장합니다!”

F2004은 마누엘 슈마허가 2004년 7번째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할 때 탔던 경주차로, 해당 시즌 페라리의 F1 GP 18라운드 가운데 15번의 우승을 만들어낸 역사적인 차량이다.

“행사장에 들어서는 제프 슈마허가 보이고요.”

호켄하임링에 등장한 독일의 모터스포츠 영웅 마누엘 슈하머의 아들 제프. 독일팬들에게 F3 마지막 라운드의 시작과 별개로 큰 의미를 지닌 듯 보였다.

이어서 팬들에게 인사를 하며 F2004에 올라타는 제프.

부와아아아아앙.

구두우우우우웅.

V10 엔진 특유의 엄청난 배기음과 함께 서킷을 돌기 시작한 F2004. 갤러리 곳곳 독일 팬들이 열띤 환호를 보냈다.

“저 녀석도 나오는 거지?”

F3 아시안 챔피언십(F3 Asian Championship)의 챔피언 자릴 확정 지은 A-Max팀 대표 류와 부감독 켄타. 내달 있을 마카오 GP에 나올 경쟁 팀들을 분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류가 손을 뻗어 제프를 가리키는데,

“네, 맞습니다. 아직 우승은 없지만, 이번 시즌 공식 기록도 많고, 정말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란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허허, 하다 하다 이젠 마누엘 슈마허의 아들과 겨루는 날이 다왔구만, 그래.”

유로피언, 아시안, 아메리카, 호주, 브라질 등등 각 권역별 F3 시리즈의 우수 드라이버들이 참가하는 마카오 GP. 뒤늦게 경쟁자의 배경을 전해들은 류와 켄토에겐 더욱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와아아아!!!”

유명 인사의 등장으로 더욱 뜨거워진 호켄하임링. 마누엘의 친동생 랄츠 슈마허와 그의 오랜 동료들이 행사에 모습을 보이자 환호가 쏟아졌다.

“자, 이제 마지막 라운드 선수들이 입장합니다!”

잠시 후 행사가 끝나고, 예선 시작에 앞서 스탠드 앞으로 마련된 스테이지 위로 선수들이 한 명씩 올라오기 시작하고,

“서준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이, 이 함성은 뭐야?!”

한 선수의 등장으로 자지러진 팬들. 오늘 행사의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함성에 류와 켄토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어, 엄청나구만...!”

가장 마지막으로 무대 위에 올라온 서준하가 손을 흔들자 플래시 세례와 함께 그의 이름이 호켄하임링에 울려퍼졌다.

“허, 인기로만 봐서는 슈마허의 인기를 넘는 것 같구만...”

“아마 마카오에서 만나게 될 최고의 경쟁자입니다. 이번 유로피언 시리즈 최초로 7연속 우승을 한 선수죠.”

류도 잘 아는 사실. 아시아 최고봉으로 꼽히는 일본 모터스포츠계에 한국인 레이서의 유럽 무대 선전은 어느 나라보다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흠, 그래. 누가 빠른지는 레이스를 해보면 알겠지...!”

각자의 피트로 발걸음을 옮기는 참가 선수들. 파란색 오버롤을 착용한 서준하로 시선을 고정한 류 대표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8R. Qualifying Time]

[29 분: 59 초]

전광판에 표시된 피트 레인 오픈 표시.

“2015 FIA 포뮬러 3 유로피언 챔피언십! 마지막 8라운드 퀄리파잉! 이제 시작합니다아아아아!!!”

캐스터의 목소리와 함께 메인 그랜드 스탠드 모토드롬에서 엄청난 환호가 쏟아져나왔다.

“피트 레인이 열렸습니다! 아직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데요! 선수들 마지막 라운드라 신중에 신중을 가하는 걸까요?!”

이번 대회 퀄리파잉 시작과 동시에 자신 있게 뛰쳐나갔던 참가자들. 20초가 흐르도록 아직 아무도 피트를 나서지 않았다.

“더블 포인트가 걸린 8라운드니까요. 오늘 라운드에서 순위가 뒤집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죠. 선수들 심정이 이해갑니다. 아까 행사 할 때도 다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거든요? 제가 아까...”

정적을 깨는 배기음에 캐스터가 하던 말을 멈추고,

“아! 말씀하신 순간!! 마지막 라운드 퀄리파잉의 첫 번째 주자가 등장합니다!!!”

곧이어 피트를 빠져나온 포뮬러카 한 대가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챔피언 자릴 눈앞에 둔 코리안 레이서, 서준하가 피트를 나섭니다!!!”

서준하의 등장만으로 서킷이 열광의 도가니로 변해버렸다.

< 오늘 라운드에서 순위가 뒤집어질 수도 있습니다 > 끝

0